[리빙토크] 카네이션 꽃바구니의 유래는?

5월을 상징하는 꽃, 빨간색 카네이션의 계절이 왔다.

국내 최대 절화 시장인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꽃 상가 관계자는 거래되는 꽃의 절대적인 수량이 ‘장미’라고 말해줬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장미에 대한 편애는 유별나다는 것이다. 하지만, 5월이 시작되면 상황은 바뀐다. 5월 8일 어버이 날과 15일 스승의 날 특수로 꽃시장의 주인공은 빨간색 카네이션의 몫이다.

-어버이날의 유래는?

우리나라 어버이날은 1956년부터 제정된 어머니날에서 시작된다. 어머니날의 유래는 서양에서 비롯된다. 영국과 미국 같은 기독교 국가에서 어머니 주일을 지키는 종교적 관습이 있었다. 미국의 경우에는 1872년 보스톤 지역 교회를 중심으로 어머니날이 시작됐고, 1914년 토머스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5월 둘째 주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정했다.

우리나라의 어머니날도 기독교계의 영향을 받았다. 1930년 무렵부터 구세군 가정단에서 어머니 주일을 지키기 시작하였고, 1932년에는 감리교 연합회에서 5월 둘째 주일을 부모님 주일로 지킬 것을 결의한다. 1973년부터는 어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를 포함하는 어른, 노인들을 공경해야 하는 전통적 미덕을 기리는 기념일로 거듭나게 됐다.

-빨간색 카네이션의 유래는?

빨간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풍습은 미국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필라델피아 출신 여성인 아나 자비스가 1907년 모친의 2주기 추모식에서 카네이션을 교인들에게 나누어 주고, 어머니날을 제정할 것을 촉구한 것이 그 시초라는 설이다. 이때 모친이 건재하는 아이는 빨간색, 돌아가신 아이는 흰색의 카네이션을 각각 가슴에 달았다고 전해진다.

서구권에서 카네이션은 신성한 꽃이다. 고대 그리스인은 이 꽃을 제우스에게 바쳤다고 한다. 화관이나 화환을 만드는데 빠뜨릴 수 없는 식물로, 카네이션이라는 이름은 화관, 화환을 의미하는 라틴어 corona에서 유래한다. 십자가에 매달린 그리스도를 보낸 성모 마리아가 흘린 눈물의 흔적에서 핀 꽃이라고 하여, 모성애의 상징이기 도하다. 카네이션의 꽃말은 ‘슬픈 마음’, 적백이 섞인 경우에는 ‘거절‘, 황색은 ’경멸‘, 흰색은 ’순애‘ 등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 카네이션 달아주는 문화가 시작된 것은 70년대로 추정된다. 하얀 국화를 조화로 사용했던 우리 풍습에서 흰색 카네이션보다는 붉은색이 당연히 선호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어린이들은 고사리손으로 색종이를 접어 카네이션을 만들지만 나이가 들면 길에서 흔히 보이는 카네이션 생화를 구입해 집으로 들고 간다. 어렵던 시절 흔하던 조화 카네이션은 경제적 풍요와 화훼 유통의 발달로 거의 모두 생화로 대체됐다. 가슴에 달아드리던 한 송이 대신 풍성해 보이는 꽃 바구니나 꽃다발이 요즘 카네이션 선물의 대세다.

-색다른 카네이션을 원한다면?

길거리 어디서나 살 수 있는 빨간 카네이션 바구니 대신 특별한 꽃 선물을 원한다면 최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영국풍 꽃바구니와 꽃다발이 있다.

'꽃집 언니‘를 ‘플로리스트‘(Floral Artist)라는 전문직으로 업그레이드시킨 영국 유학파들이 선보이는 상품들은 천편일률적인 붉은 카네이션+하얀 안개꽃 조합과는 차별화된 느낌을 준다.

그렇다면, 플로리스트의 본고장인 영국에서는 어버이날 어떤 꽃을 선물할까?

영국 왕실 로열 패밀리의 플라워 디자인, 헐리우드 스타들의 하우스컨트락, 프랑스 칸 영화제 등을 담당했던 플로리스트 오드리에게 영국의 어버이날 풍습을 물어보니 “어버이날 특별하게 선물하는 꽃은 없다.”라는 대답이다.

그는 최근 강남구 청담동에 자신의 이름을 건 꽃집 Audrey Flowers(www.audreyflowers.co.kr 02-575-7677)를 오픈해 운영중이다.

“우리나라는 어버이날 아빠 엄마한테 빨강 카네이션을 주지만 영국은 엄마의 날, 아빠의 날이 따로 있다. 어머니의 날에는 주로 노랑 핑크계열의 꽃을 선물하고 아버지의 날에는 보라색이나 파란 꽃이 많이 나간다.”라고 말한다. 또한,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가드닝 문화가 발달한 영국이라 늘 선물로 꽃다발을 사서 드리는 문화가 보편화 되어 어버이날이라고 해서 우리나라처럼 별난 모습이 있지는 않다.”라고 덧붙였다.

오드리가 만든 영국풍 카네이션 꽃다발은 주인공 카네이션부터 조금 다르다. 은은한 아이보리색과 자줏빛 감도는 색다른 카네이션을 중심으로 목단, 노란 장미, 목수국 등 다른 꽃을 더하고 금귤과 소나무 등 다양한 조연들이 함께 재미를 더한다. 유기농 꽃을 이용하는 것도 차별화된 부분이다. 색다른 만큼 가격은 10만원∼35만원으로 비싸지만 색다른 선물을 원한다면 눈여겨 볼만하다. 

전경우 기자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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