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송신영과 김주찬의 화해…야구 불문율은?

“아따, 아까 지네 둘이 만나서 화해하더만.”

선동렬 KIA 감독이 9일 목동구장에서 넥센과의 경기를 앞두고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로 전날 있었던 빈볼 시비에 대해 해명을 했다. 실제로 사건의 당사자들은 경기 전 마음을 털어놓고 악수를 나눴다.

넥센과 KIA는 전날 9회초 13-8로 앞선 상황에서 KIA 김주찬이 넥센 손승락의 투구에 맞은 뒤 벤치 클리어링을 벌였다. 넥센 더그아웃에 있던 송신영이 뛰쳐나가 김주찬과 언쟁을 펼치면서 거친 상황이 연출됐다. KIA가 8점이나 앞서있던 5회 김주찬이 도루를 시도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빈볼이 나왔다는 것이다. 소위 ‘야구 불문율’을 깼다는 의미였다.

이에 김주찬은 9일 경기를 앞두고 넥센 더그아웃을 찾아 송신영에게 사과를 하고 오해를 풀었다. 그러나 시즌 첫 벤치클리어링에 이날 송신영과 김주찬은 포탈사이트 검색어에 계속 올라있었고, 야구 경기의 ‘불문율’에 대해서도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물론 9일 경기 전 양측 벤치도 상황을 복귀하며 ‘야구 불문율’을 화제에 올렸다. 그런데 결론은 전날 같은 경우에는 불문율을 넘어서지는 않았다는 것이었다.

먼저 선동렬 감독은 “그 도루는 내가 시킨 것이다. 아직 경기 초반이었고 더 달아나야 했다. 불펜이라도 강하면 모르지만 점수를 더 내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따 아까 둘이서 화해하더만”이라며 해프닝으로 넘겼다.

또한 염경엽 넥센 감독도 “경기 초반이었고 상대 팀이 따라붙을 여지가 있었기 때문에 나 같아도 도루 사인을 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염 감독은 손승락의 몸에 맞는 공에 대해서는 “손승락이 보복성 빈볼을 던질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며 넥센 선수들의 입장도 대변해줬다.

그런데 염경엽 감독은 특정한 경기 상황에 대해 “불문율에 대한 나만의 기준이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점수차나 이닝에 관계없이 상대편이 따라갈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목동=배진환 기자 jba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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