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건조증, 충치·입냄새 주범?… 타액에 면역 성분 있어

3월이 되면 날씨에만 건조주의보가 발령되는 게 아니다. 날이 건조하면 사람의 구강(입 속)도 건조해진다. 봄철만 되면 입 안이 바싹바싹 타거나 마르고, 심하면 혀가 갈라지거나 매운 음식을 먹는 것을 곤란해하는 경우도 있다. 바로 구강건조증 때문이다.

구강건조증은 정상적으로 나와야 하는 타액, 즉 침의 분비량이 크게 줄어드는 증상을 말한다. 정상적인 성인의 경우에는 하루에 1,000~1,500ml의 타액이 분비되는데, 이보다 적으면 구강건조증이라 판단할 수 있다.

원인은 다양하다. 침을 분비하는 침샘에 문제가 생길 때에도 타액이 줄어들고, 비타민A 부족, 고혈압 치료제·항우울제·진정제·항히스타민제·식욕억제제 등의 약물 부작용, 빈혈, 당뇨 등의 질환 등이 있을 때에도 구강이 마를 수 있다. 노화로 인해 침샘 기능이 약화되었거나 오랫동안 수분 섭취가 부족한 경우에도 발생한다.

또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곰팡이 등의 감염으로 의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각종 알레르기 질환이 많이 발생하고 감기에 걸리기 쉬운 봄철은 구강건조증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에는 스트레스가 구강건조증의 원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긴장을 하면 입안이 바싹 마른다는 표현처럼, 실제로도 긴장하게 되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흥분해 침 분비 장애가 생기기 쉽다.

타액은 건강에 다양한 영향을 준다. 일단 타액에는 아밀라아제 등 여러 가지 소화효소들이 포함되어 있어 소화작용은 물론 입 안 점막을 부드럽게 만들어 음식물이 식도로 넘어가는 것을 돕는다. 따라서 구강건조증에 걸리면 소화가 잘 안 될 뿐 아니라 음식 맛을 느끼기도 어려워진다. 또 목이 자주 마르고 입 안이 텁텁하며, 심한 경우에는 입맛이 없어 끼니를 잘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 타액은 산성이나 알칼리성과 같은 화학적 자극을 중화시키고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을 막아주는 면역 역할을 하며, 입 안의 이물질을 없애주는 등 여러 장점이 있다. 이런 타액이 줄어들면 치아의 부식이 촉진되고 세균이 살기 쉬운 환경으로 변해 구강 내 염증, 충치(치아우식증), 잇몸질환 등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입속이 마르게 되면 혀에 백태가 생기거나 구강 점막이 위축되고 혀가 갈라지거나 입 냄새가 심해지는 등 구강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

물이나 차를 많이 마시면 구강 건조증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이나 무설탕 껌, 사탕이나 신맛이 나는 레몬, 귤도 침 분비를 활발하게 만들어 준다. 실내가 건조하다면 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조절하는 것도 좋다. 담배는 가급적 피우지 않는다. 평소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명상, 요가 등의 취미활동을 시작하는 것도 구강건조증은 물론 정신 건강에 효과적이다.

구강건조증이 심하거나 증상이 오래 지속된다면 치과를 방문해야 한다. 검사를 통해 침샘의 이상 유무나 구강건조증으로 치아가 상했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증상이 심각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백상현 원장은 “치과에서는 타액선을 자극하거나 인공타액, 타액분비제를 처방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구강건조증을 치료한다”며 “구강이 자주 건조해지는 사람이라면 충치나 치은염 등 각종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크므로 불소가 들어 있는 치약을 사용하고, 6개월마다 치과를 찾아 검진을 받고 필요하다면 스케일링을 받아야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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