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수 두산 감독이 잠못 드는 이유는

송일수 두산 감독이 ‘미야자키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다.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가 후반부에 들어서 본격적인 실전모드에 돌입했음에도 여전히 주전 확정에 대한 고민이 많기 때문이다.

송일수 감독이 불면의 밤을 보내는 가장 큰 이유는 두산의 두터운 선수층 때문이다.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김현수 한 명 만 주전이 확정됐다고 했던 송 감독은 현재는 6∼7개 포지션에 주전감을 머릿 속에 그려놓고는 있지만 그래도 아까운 자원이 많아 여전히 머릿속은 복잡하다. “누구를 써야할지 요즘에는 밤에 잠도 잘 못 잔다”고 넋두리할 정도다. 남들이 보기에는 행복한 고민으로 보이겠지만 선수 하나하나의 인생과 팀 전력 최대화라는 과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신경이 많이 쓰일 수밖에 없다.

일단 내야수만 해도 호르헤 칸투를 필두로 오재일 오재원 이원석 고영민 김재호 허경민 최주환 등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나마 김재호가 주전 유격수가 확실한 수준이다. 3루땅을 굳혀가던 이원석도 오재일이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1루 자리에 나갈 기세여서 1루수가 유력한 칸투가 3루로 이동할 가능성이 생겨 긴장하고 있다. 2루 자리는 오재원 고영민 허경민 등이 좁은 땅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 최주환 역시 2루와 3루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외야도 만만치 않다. 김현수를 빼고도 정수빈 민병헌에 이적생 장민석, 그리고 부쩍 성장한 박건우까지 주전감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송일수 감독이 머리가 아픈 것도 당연하다.

다만 이런 행복한 고민 속에서도 송일수 감독에게도 불안한 고민도 있다. 바로 주전 양의지의 뒤를 받쳐줄 백업 포수다. 최재훈이 부상으로 빨라야 5∼6월에나 돌아올 수 있기에 그 자리를 채울 선수가 확실하지 않다. 현재 장승현과 김재환을 테스트하고 있는 가운데 송일수 감독은 “장승현이 많이 좋아졌다”고 했지만 “아직 백업 포수 후보들은 장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고 말하고 있다.

미야자키(일본)=송용준 기자 eidy015@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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