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무지외반증? 키 높이 신발이 원인

여성들의 질환으로 알려져 있던 무지외반증과 족저근막염이 최근 남성들 사이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원인은 키 높이 신발의 과도한 착용으로, 하이힐과 플랫슈즈의 착용이 주로 여성들에게만 해당됐던 반면, 최근에는 남성들도 키 높이 신발의 착용이 일반화되며 족부 건강을 위협받게 된 것이다.

◆키 크는 마법의 신발, 무지외반증 생기는 악마의 속삭임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방향으로 휘며 엄지발가락의 관절 부분이 기형적으로 돌출되는 족부질환이다. 변형 부위 및 주변 부위의 통증이 주된 증상으로 심한 경우엔 둘째 발가락이 엄지발가락과 겹쳐지기도 한다. 만일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데도 방치하고 치료를 받지 않으면, 증상이 점점 악화되어 엄지발가락의 관절 탈구나 새끼발가락 관절의 돌출 증상인 소건막류가 발생할 수 있다.

부민병원 관절센터 정훈재 진료부장은 “이전에는 무지외반증이 하이힐을 즐겨 신는 여성들에게 주로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키 높이 신발이나 깔창을 자주 착용하는 남성들에게도 많이 발생한다”며 “특히 지나친 운동을 하거나 과체중일 경우, 업무로 인해 오래 서있거나 많이 걷게 되는 경우에 무지외반증의 발병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무지외반증 치료는 진행 상태 및 환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변형이 심각하게 일어나지 않은 무지외반증 초기에는 보조기구나 의약용 신발 등의 보존적인 치료로도 증상이 나아질 수 있지만, 이미 변형이 심각하게 진행된 경우엔 수술적 방법을 통한 치료가 효과적이다. 정훈재 부장은 “최근에 시행되는 수술방법은 뼈를 깎는 작업 이외에 뼈의 정렬을 잡아주는 작업인 절골술과 골유합까지 시행해 재발률을 현저히 낮추고 있으며, 핀 제거를 위한 2차 수술에 대한 불편함을 보완하는 수술법도 도입되어 환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걸을 때마다 통증 느껴지는 족저근막염

족저근막이란 발바닥에 위치한 질긴 막으로 족저근막염은 발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족저근막이 손상되어 염증이 생기는 족부질환이다. 딱딱한 길 위를 오래 걷거나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었을 때, 체중이 갑자기 불어 몸의 균형이 깨졌을 때, 그리고 오랜 시간 서 있는 일이 지속적으로 반복됐을 때 나타날 수 있다.

남성들의 경우 굽이 딱딱한 구두가 주된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족저근막염이 발병하면 발뒤꿈치에 통증이 심하게 나타난다. 이것은 발바닥 근육막에 생긴 염증으로 인해 발바닥 안쪽에 압통을 느끼게 되는 것인데, 통증이 나타났다가 얼마 후엔 괜찮아지는 증상이 반복된다. 대표적인 예로 아침에 일어나서 처음 발을 내딛었을 때는 심한 통증이 느껴지지만 이후 몇 발자국 걸으면 통증이 좀 나아지는 경우가 족저근막염의 대표적인 증상에 해당된다. 족저근막염은 대부분 불편한 신발의 착용이나 잘못된 운동법 등의 원인 제거, 생활습관의 교정, 체외충격파 요법 등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쳐 증상이 심하고, 비수술적치료를 지속했는데도 효과가 없을 땐 수술적인 치료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발은 여간해선 탈이 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탈이 나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몸무게를 지탱해야 하는 발에 문제가 생기면 무릎과 허리 등 몸 전체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정훈재 부장은 “만약 발바닥이나 발목에 3일이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면 족저근막염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면서, “평소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착용하고, 족욕과 마사지, 스트레칭 등을 통해 발의 피로를 풀어준다면 족저근막염이나 무지외반증을 예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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