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이한빈에 적용한 어드밴스 규정이란?

이한빈(26·성남시청)이 극적으로 남자 1500m 결선에 진출했다.

이한빈은 10일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벌어진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m 준결선 2조에서 레이스 도중 넘어졌다. 3바퀴 반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선두를 달리던 신다운(21·서울시청)이 얼음이 패인 곳에 걸려 넘어졌다. 2위 이한빈은 신다운의 팔에 스케이트가 걸리며 함께 넘어졌다. 이한빈은 끝까지 달렸다. 6명 가운데 5위의 기록이었다.

하지만 규정이 그를 살렸다. 레이스 도중 다른 선수의 명백한 잘못으로 피해를 봤을 때는 심판진의 권한으로 다음 라운드로 진출시킬 수 있다.

쇼트트랙에서는 6~7명이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며 선두로 치고 나가는 과정에서 추월 중 부딪쳐 넘어지는 일이 흔하다. 1~2위를 달리던 선수도 충돌 한번에 꼴찌로 처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잡은 우승을 상대 선수의 반칙때문에 놓치는 억울한 일을 막기 위해 쇼트트랙에는 어드밴스(AD, advance) 규정이 존재한다. AD가 적용되면 넘어진 선수, 기록이 나빠 탈락한 선수도 다음 라운드에 자동 출전권이 주어진다. 다만 조건이 있다. 피해를 입은 순간 순위 안에 들어있어야 한다. 이한빈이 구제를 받은 것도 2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4년전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도 준결승 2조 경기에서 조해리(고양시청)가 선두를 달리다 뒤를 쫓던 왕멍이 뤼터를 밀쳐 넘어지면서 다함께 넘어진 적이 있다. 1~3위가 모두 넘어지면서 4~5위 선수가 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왕멍이 반칙으로 실격 처리되면서 '피해자' 조해리와 뤼터가 결승에 진출한 전례가 있다.

기사회생한 '맏형' 이한빈은 1500m 결승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메달에 도전했지만, 결국 2분16초466의 기록으로 6위에 그쳤다.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캐나다의 샤를 아믈랭이 1분14초985의 기록으로 1위, 중국의 한티안유가 2분15초055초로 2위, '빅토르안' 안현수(러시아)가 2분15초062로 3위에 올랐다.

고용석 기자 kys135@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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