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이방원에서 이성계로 세월을 느낀다”

배우 유동근이 이방원에서 이성계로 배역의 나이가 높아진 감회를 털어놨다.

유동근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시티에서 진행된 KBS 1TV 대하 사극 ‘정도전’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지난 1996∼98년 방영된 대하사극 ‘용의 눈물’에서 태종 이방원을 연기했던 유동근은 이번에는 이방원의 아버지인 이성계 역을 맡았다. 당시 ‘용의 눈물’에서 지금은 모두 고인이 된 김무생이 이성계를, 김흥기가 정도전을 연기했다. 이번 드라마의 타이틀롤은 조재현이 맡았다.

이날 유동근은 “저 역시 이성계 역할을 제안받았을 때 전율이 왔다”면서 “제가 이성계를 하게 되는 세월이 왔나 하고 말이다. ‘용의 눈물’ 시절 막내 조연출이었던 강병택 감독이 제게 연락했을 때도 참 묘했다”고 털어놔 세월의 무게를 실감했음을 밝혔다.

또 자신이 맡은 이성계에 대해서는 “왕이 되기 전 비주류였던 인물이다. 전장터에서 반백의 나이가 될 때까지 누비던 명장이고 정치에 관심은 없었지만 정도전이란 사람을 만나 조선을 건국하는 인물이다. 앞으로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소개했다.

유동근은 ‘용의 눈물’에 대해서 회상하면서 “당시 제가 이방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도전 역의 김흥기 선배님과 이성계 역의 김무생 선배님이 계셨기 때문”이라면서 “전 운 좋게 그 두 선배님들의 힘으로 사랑을 받았던 것 같다. 그 때는 이방원 밖에 생각 못했다. 세월이 지나서 이성계 역할을 하게 되니까 그 당시 김무생 선배님의 연기가 주마등처럼 지나갔다”고 이야기했다.

‘정도전’(정현민 극본, 강병택·이재훈 연출)은 려말선초 조선의 건국을 기획한 선비이자 정치가인 정도전의 일생을 다룬 작품. 공민왕이 시해되기 직전인 1374년부터 정도전이 죽음을 맞는 1398년까지 24년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성계 역의 유동근을 비롯한 이인임 역의 박영규, 최영 역의 서인석, 정몽주 역의 임호, 이방원 역의 안재모, 정도전의 처 최 씨 역의 이아현, 신덕왕후 역의 이일화 등이 출연한다. 오는 4일 밤 9시40분 첫 방송된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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