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무서운 영화 '컨저링', 대체 얼마나 무섭길래…

오랜만에 호러 마니아들을 자극하는 웰메이드 공포영화가 나왔다.

잔인한 장면이 없음에도 너무 무섭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R등급을 받은 ‘컨저링’. 한 가족이 꿈에 그리던 새로운 집에 이사간 뒤에 겪게 되는 기이한 현상을 다룬 공포영화로 ‘쏘우’, ‘인시디어스’ 등 공포스릴러의 천재 제임스 완 감독의 신작이다. 초자연 현상 전문가 워렌 부부의 사건 파일 중에서도 가장 미스터리하고 강력한 실화인 페론 일가족의 실제 경험담을 영화화했다.

‘컨저링’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침대 밑이나 옷장 속 등에 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실화 위에서 다뤘다. 특히 새벽 3시 7분마다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들, 자고 있는 발을 잡아당기는 손, 옷장 안의 인기척, 느닷없이 들리는 누군가의 손뼉 소리, 오르골 거울로 비치는 존재, 살아있을 것 같은 인형 등 생활에서 익숙한 상황들로 살아 있는 공포를 확인시켜 준다.

‘컨저링’은 뻔한 공포물과는 차원이 다르다. 예측 가능한 공포가 아닌 한 템포 빗겨서 2차적인 공포를 선사한다. 때문에 관객들은 잔뜩 놀랄 준비를 하지만, 정말로 깜짝 놀라는 순간은 방심할 때 터진다. 영화 속 최고의 명장면인 박수신부터 정체불명의 물체가 옷장 위에서 갑자기 덮치는 장면은 그야말로 ‘악’하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게 만든다.

또 간접적인 공포를 통해 직접적인 공포감을 선사한다. 영화 속 장면들은 감독이 만들어 낸 다른 세계 이야기지만, ‘컨저링’은 영화 속 공포를 현실로 이어준다. 쉽게 말해 영화 속에서 느낀 공포를 극장에서 느끼고, 집에서 느끼고, 자기 전에 한 번 더 느끼게 만든다. 그 때문에 ‘컨저링’은 혼자서는 절대 보면 안 된다는 말이 생길 정도. 다만,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공포 이상의 반전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게는 다소 쉬운(?) 영화로 느껴질 수도 있다.

역대 R등급 공포영화 중 미국 박스오피스 사상 최고 주말 성적으로 개봉 3일 만에 제작비의 두 배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이고, 개봉 17일 만에 1억 달러 돌파, 제작비 13배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는 등 거센 입소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컨저링’. 영화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 신선도 86%를 기록하는 등 관객과 평단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9월17일 개봉.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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