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류중일 감독은 당시 이승엽을 떠올리며 “당시 투수였다가 타자로 전향한 고졸 선수가 이승엽과 김승관이었다. 두 선수가 모두 정말 잘 쳐서 당시 이종두 코치와 누가 더 성공할까 내기를 했었다. 나는 당시 김승관을 찍었었다. 내가 눈이 잘못된 것”이라며 웃었다.
류중일 감독은 “확실히 타고난 기량만으로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승엽이 보여줬다. 이승엽은 남들보다 그만큼 더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김승관이 가능성이 높아 2군에서도 퇴출시키지 못하고 10년이나 데리고 있었지만 끝내 보여주지 못한 반면, 코치가 시킨 훈련 이상으로 끊임 없이 노력한 이승엽은 최고의 선수가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록 지금은 적장이지만 이만수 감독도 이승엽을 축하하면서 과거를 떠올렸다. 이 감독은 “처음 봤을 때 체격은 지금보다 적었다. 그만큼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했다는 증거다. 투수 출신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1루 수비도 상당히 잘한다고 느꼈다”고 과거를 되짚었다. 이 감독은 이어 “당시에도 이승엽의 스윙은 우리들이 배웠던 것과는 좀 달랐다. 우리 때만 해도 정해진 스타일대로만 쳐야 했다. 그렇게 했으면 혼나는 스윙이었다. 팔로스로가 좋아서 배트가 어깨 위로 넘어가는 스타일이었다. 탐이 나서 나도 막판에 이승엽의 스윙을 따라해 보려고 했지만 이미 스윙이 굳어져 있어 도저히 따라할 수가 없더라”며 웃었다.
문학=송용준 기자 eidy015@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