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등번호 7번 확정…레버쿠젠의 호날두 예약

손흥민(21)이 ‘레버쿠젠의 호날두’를 예약했다.

바이어 04 레버쿠젠은 18일(한국시간) 구단 트위터를 통해 “새로 합류한 손흥민이 등번호 7번을 달게 됐다”고 밝혔다. 2012-2013시즌 레버쿠젠 7번은 주니오르 페르난데스의 번호였다. 하지만 지난달 페르난데스가 디나모 자그레브(우크라이나)로 임대 이적해 빈 번호가 됐다.

7번은 ‘한국인 최초의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이 사용하는 번호다. 박지성은 일본 J리그 교토 퍼플상가,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잉글랜드 퀸즈파크레인저스, 2006·2010 월드컵 때 7번을 달고 뛰었다. 차범근 전 감독이 레버쿠젠 시절 달았던 11번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7번을 달면서 박지성의 명성을 잇게 됐다.

물론 의미는 이뿐만 아니다. ‘꽃미남 스타’ 데이비드 베컴(파리생제르맹)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7번을 달았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7번을 쓰고 있다. 레버쿠젠이 기대하는 손흥민의 팀 내 위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호날두와 같은 7번을 달게 된 것으로 봤을 때 손흥민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호날두의 팬으로 유명하다. 또, 레버쿠젠에서 맡게 될 역할도 비슷하다. 손흥민도 호날두처럼 측면 공격수로서 팀 공격을 이끌게 된다. 측면 돌파, 크로스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까지 침투해 직접 득점을 올린다는 점도 유사하다. 손흥민으로서는 자신이 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와 같은 길을 걷겠다는 의지가 담긴 셈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에서 15번과 40번을 달았고, 국가대표팀에서는 현재 9번으로 활약했다. 7번은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손흥민이 새로운 팀에서 새롭게 7번을 달고 레버쿠젠의 호날두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양광열 기자 meantjin@sportsworldi.com

사진=스포츠월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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