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다큐스페셜' 최첨단 시대 바다 위에서 사는 '오랑바자우라우'를 만나다

‘MBC 다큐스페셜’이 21세기 최첨단 시대에 온 가족이 쪽배에 몸을 싣고 바다 위를 떠다니며 사는 사람들, 말레이시아 연안의 ‘오랑바자우라우’들을 다룬다.

‘오랑바자우라우’의 뜻은 ‘오랑’은 족(族), ‘바자우’는 종족 이름, ‘라우’는 바다라는 말이며, 합쳐서 바다에 사는 ‘바자우 족’을 의미한다. 이들은 난민도 아니지만 바다 위에서 떠돌아다니는 삶을 영위한다. 인류의 원초적 수렵 본능과 오랜 바다생활로 얻은 지혜를 무기 삼아 바다 위에서 무욕(無慾)의 삶을 사는 그들. 죽어서야 배에서 내려오는 그들이 언제부터 바다에서 지냈는지는 알 수 없으나 21세기 현재 인류의 마지막 ‘바다 인간’인 것만은 분명하다.

‘오랑바자우라우’들의 집은 배다. 비좁고 낡은 배 안, 서너 평 정도의 공간에서 많게는 20명이 넘게 생활한다. 배에 의지해 바람과 파도를 피해가며 먹고살기 위해 바다를 방랑한다. 이러다 보니 육지의 문명은 접할 길이 없고, 정지된 그들만의 세계에서 숙명처럼 살고 있다. 

취재진이 만난 아라와 히발리오 형제 역시 배에서 나고 자라 바다 위의 삶을 살고 있다. 아라와 히발리오는 육지보다 바다가 좋다고 말한다. 육지에 내리면 오히려 어지럽고 멀미를 한단다. 비좁은 배에서 어려서부터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파도에 따라 일렁이는 배 안이 육지보다 편하다는 것이다. 뭍에 내릴 때는 마실 물과 배에서 밥을 지을 때 필요한 땔감을 구할 때 뿐이다.

이처럼 평생을 바다에서 먹을거리를 찾는 ‘오랑바자우라우’들은 매의 눈을 닮았다. 아주 먼 곳에 있는 물고기도 정확히 보고 20여 미터를 잠수한다. 맨몸에 작살하나 만으로 5분 이상을 머물며 물고기를 잡는데, 이들의 사냥술은 원초적 감각에 의존하는 원시인들의 수렵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수렵을 마친 후 아라가 찾은 곳은 바다 한가운데 긴 장대가 박혀 있는 곳이다.

이것이 바로 이들의 문패다. 장대를 꼽아 놓으면 이곳은 임자가 있다는 그들만의 표시이다. 막대기 아래에는 그동안 잡아놓은 조개며 게들이 있다. 따로 보관할 곳이 없는 이들만의 보관 방법인데 지키는 이 없어도 손대거나 가져가는 사람은 없다.

이처럼 평화로운 바다에서 평화롭게 사는 ‘오랑바자우라우’들에게도 고난의 시간이 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우기가 그때다. 배 위에서 고스란히 비를 맞아야 하고, 먹을거리가 떨어져도 구할 방법이 없다. 때문에 우기를 준비하기 위해 각종 물고기와 어패류를 말려 비상식량으로 준비한다. ‘오랑바자우라우’들은 정확한 나이를 알지 못한다. 배를 타고 떠돌다보니 학교도 못 다닌다. 이런 이들에게 국적이 있을 리 없다. 국적 없는 방랑자인 이들이 정착할 수 있는 곳은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 대대로 방랑자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잡은 물고기를 팔려고 뭍에 잠깐 나가서도 무시당하기 일쑤다. 

더 큰 문제는 말레이시아 연안 바다와 섬들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고 대형 리조트들이 들어서면서 이들이 갈 수 없는 바다가 점점 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에서는 물고기잡이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리조트가 들어선 곳에서는 ‘오랑바자우라우’들을 수용소 같은 철책 빈민촌 안으로 밀어넣고 있다. 국적이 없으니 육지로 갈 수도 없고, 바다가 좁아지니 예전 같은 생활도 여의치 않은 것이다. 마지막 해인(海人)인 ‘오랑바자우라우’들이 최근 바다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MBC 다큐스페셜’은 ‘오랑바자우라우’에 대한 최초의 밀착 다큐멘터리로 동시대를 살지만 다른 시간을 살고 있는 ‘오랑바자우라우’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삶의 감동을 전달할 예정이다.

‘오랑바자우라우’의 이야기를 다룬 ‘MBC 다큐스페셜’은 오는 17일 월요일 밤 11시20분에 방송된다.

스포츠월드 연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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