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옥스프링은 유먼과 함께 든든한 용병 원투펀치로 활약 중이다. 특히 지난 7일 광주 KIA전에서는 10K와 함께 한국 첫 완봉승을 거뒀고, 다음 등판인 12일 사직 LG전에서도 7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앞서 2승을 포함 선발 4연승을 기록 중이다.
몇 주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다. 옥스프링은 한화와의 개막전 포함 4경기서 승수 없이 3패를 기록했다. 야수 실책으로 운도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제구가 흔들렸다. 지난달 18일 넥센전에서는 4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퇴출론’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이때 ‘시진매직’이 발동했다. 투구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김시진 감독은 직접 용병 살리기에 나섰다. 컨디션이 좋을 때와 나쁠 때의 피칭메커니즘 차이를 인식시키면서 수 차례 그 부분을 강조했다. 직접 자세시범까지 보이면서 신경을 썼고, 충고에 고개를 끄덕인 옥스프링은 이후 승승장구 중이다.
옥스프링 영입은 우연의 산물이었다. 스캇 리치몬드가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자마자 부상을 입고 이탈하면서 롯데는 멘붕에 빠졌다. 그 시기는 실력있는 용병을 영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상황. 이때 롯데는 WBC에서 옥스프링의 공을 지켜본 심판진의 귀띔과 롯데 선수들의 칭찬에 혹시나 입단 의향을 타진했고, 그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내부적으로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한 체력 문제가 지적됐지만 노련미가 더 크게 작용했다.
옥스프링은 일종의 완벽주의자로 자신이 인정하는 부족함이 있다면 반드시 이를 고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항상 공부하는 용병’으로 정평이 나있다. LG 코칭스태프도 인정하는 부분으로 외국인 코치로서도 적합하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런 그의 성격이 김시진 감독의 지도와 맞물려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야구계의 평가다.
옥스프링이 이 기세를 유지해준다면 그야말로 롯데는 신의 한 수를 선택한 셈이다.
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