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사에서 위대한 예술가와 장애의 연관성은 매우 깊다. 서양미술사의 대표화가 반 고흐, 뭉크는 정신적 장애로 시달렸고, 한국미술사에서도 대표적 화가로 이중섭이 꼽힌다. 곱사등 신체장애를 딛고 불굴의 예술혼을 불살랐던 인상파의 대가 로트렉과 한국 작가 손상기 화백도 있다.
멕시코 대표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는 소아마비를 극복하고자 노력하며 자신의 고통을 예술작업으로 승화시켰다. 게다가 르누아르와 모네는 말년에 시력을 잃어가면서 더욱 독창적인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나갔고, 마티스는 손을 쓸 수 없는 후천적 장애를 겪으면서도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리는 것 대신 색종이 자르기 작업을 했던 마티스의 말년 작품은 그의 대표적 작품세계가 되었다.

운보 김기창 화백의 예술 인생길을 곁에서 늘 보좌하던 김형태 전 운보미술관 관장은 현재 (사)국제장애인문화교류 충북협회장을 맡고 있다. 평생을 장애미술인과 함께한 그가 이번 전시 기획에 함께 해 전시의 의미를 더욱 빛내고 있다.
오랜시간 장애미술인과 함께한 김형태씨는 “KOTRA가 마련한 본 전시에 대해 수십년간 장애인미술전을 살펴봤지만 한국 중소기업들이 앞장서서 예술에 대한 희망과 가능성을 열어두고 먼저 비전을 제시하며 소통하는 이런 전시는 꿈같은 현실로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사)국제장애인문화교류협회 장애미술인 8명의 작품 20여점과 함께 이 작품들을 디자인으로 활용, 예술적 가치가 스며든 차별화된 KOTRA 고객기업 8개사의 제품들이 전시돼 헤어브러시, 보온병, 세면대, 샤워부스, 포장 박스, 넥타이, 스카프, 옷, 핸드폰 케이스, 비밀 금고, 광고물부착방지필름 등 다양한 제품에 참여 작가들의 작품 이미지가 적용된 제품들을 선보인다.

13일 오프닝 관람 행사에는 장애미술인의 작업 시연과 함께, 장애어린이와 장애미술인 간 ‘멘토링’ 관람 및 교류행사도 함께 열린다. 아울러「서울시 장애아동 사회적응 지원센터」어린이들의 그림으로 만든 머그컵과 텀블러도 오픈갤러리에 함께 전시된다.
청각과 지체의 중복 장애가 있는 박상덕 작가는 “장애미술인 전시회가 종종 열리지만, 이번 ‘기업 그리고 나눔’ 장애미술인전은 제목처럼 우리 작품이 기업 제품 속으로 들어가고, 장애어린이들을 비롯한 사회와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강민영 선임기자 myka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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