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 '하고 싶다, 연예' 펴낸 안선영 "드라마는 여성용 야동"

“원 없이 놀아봤다. 제대로 아파도 봤다. 해보니까 알겠더라. 사랑은 재능이고 연애는 노력이라는 것을.”

미혼의 배우 안선영의 연예 노하우가 책으로 나왔다.

‘하고 싶다, 연예’(북노마드)라는 제목의 책에서 안선영은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연애의 진실을 적나라하고도 똑똑하게 파헤친다.

안선영이 연예 전문가급 반열에 오른 것은 해피 투게더에서 짧막히 ‘좋은 남자 남나는 법’을 강의하고서부터. 그는 방송에서 ‘착한 남자는 브런치 카페에 없다’ ‘화장할 시간에 차라리 한강 둔치에서 뛰어라’ ‘좋은 남자 찾기 전에 좋은 여자가 우선이다’ 등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조언을 날렸다.

그녀의 촌철살인식 연예 스킬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연예 노하우’란 이름으로 블로그, SNS 등을 통해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결국 트위터 팔로워, 코스모폴리탄 뷰티 블로거를 대상으로 수차례 오프라인 연예특강으로 이어졌다.

이 정도면 다음 수순은 당연히 책 출간이다. 열혈독자에 신선한 콘텐츠까지 확보했으니 책은 당연히 인기를 끌 터.

하지만 저자 안선영은 자신은 연애 칼럼니스트가 아니라고 말한다. 어머니께 불효중인 30대 노처녀로서 13년간 탤런트도 개그맨도 아닌 모호한 연예인이었을 뿐이다. 
그는 머리말에서 “대한민국에서 싱그녀로 살아가기란 참으로 힘이 드는 일”이라며 “내가 연애를 아주 잘 해서 자랑을 늘어놓으려고 하는 건 아니다. 그보단 여러분보다 먼저 똥도 밟아보고 지뢰도 밟아보고 부딪치고 깨지고 아파본, 그 결과 이제는 이전보다 똑똑하게 연애할 수 있게 된 경험자로소, 제가 몸으로 깨우친 연애의 비밀을 함께 나눠보고자 한 것”이라고 책을 펴낸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고소영도 김태희도 아닌 그저 동네 찜질방에서 마주칠 법한 생계형 연예인인 안선영 언니와 함께 마주앉아 맥주 한 잔 하며 도란도란 나눌 법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드라마는 여성용 야동이다’라는 장에서 드라마를 ‘여성용 야동’에 빚댄 게 흥미롭다. 그는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도 황급히 집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드라마, 일주일을 어떻게 기다리나 전전긍긍하게 만들었던 드라마. 바로 이 드라마들이 ‘여성용 야동’이다”라며 “드라마가 왜 여성용 야동이냐면, 세상에 절대 있을 수 없는 남자들을 ‘생생하게’ 보여줘서 그들이 실재한다는 착각을 품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와 현실이 헷갈리면, 결국 여러분의 연애는 환상 속에서만 펼쳐질 수 있다는 사실, 명심하자”는 게 골드미스 연예인의 따끔한 조언이다.

책에는 외모, 능력, 성격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은 2030 훈남 16인의 인터뷰도 수록했다. 지금까지 연예 횟수, 최고의 연예와 최악의 연애, 여친감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등을 질문하고 안선영이 귀엽고 짧막한 코멘트를 달았다.

‘남자는 절대 당신 인생의 해답이 될 수 없다.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자!’ ‘이전까지의 연애는 지웁시다! 똑똑한 연애로 새롭게 시작하자고요!’ 등 ‘선영 언니의 개념연애’ 어록도 양념처럼 곳곳에 등장한다. 부록으로 모태솔로연구소의 ‘연예특강 통계로 본 대한민국 싱글녀 연예 실태’도 실려 있다. 1만4000원.

강민영 기자 myka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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