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액의 도박판을 턴 도둑들을 쫓기 위해 고용된 킬러 잭키 코건(브래드 피트)의 잔혹한 임무를 다룬 하드보일드 액션 ‘킬링 소프틀리’. 제목부터 남다른 이 영화는 “부드럽게 죽여주는 건, 예술이야!”라는 멘트가 정말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뛰어난 영상미와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 그 속에 내제된 메시지까지 3박자가 제대로 조화를 이뤘다.
‘킬링 소프틀리’는 교도소에서 출소한 지 얼마 안 된 두 남자 프랭키(스콧 맥네이리)와 러셀(벤 멘델슨)이 브로커의 소개를 받아 거액의 도박판을 강탈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도박판의 주인 마키가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받고 있는 가운데, 범죄조직의 대표인 드라이버(리차드 젠킨스)는 범인을 찾기 위해 킬러 잭키 코건을 고용한다. 믿는 것은 오직 자신과 돈뿐인 잔혹한 킬러 잭키 코건은 도둑들의 뒤를 쫓으며 점차 수사망을 좁혀가던 중 도둑들에게 또 다른 배후세력이 있음을 감지하고, 도둑들 또한 자신의 뒤를 쫓는 누군가가 있음을 알게 된다. 일이 복잡해지면서 잭키 코건은 또 다른 킬러 미키(제임스 갠돌피니)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그는 예전과는 달리 일에 대한 의욕이 없고 불평불만만 늘어놓는다.
이 영화에는 등장인물이 많지 않다. 하지만 각 인물의 캐릭터가 명확하다. 주인공인 잔혹한 킬러 잭키 코건, 미스터리한 고용인 드라이버, 문제의 도둑들 프랭키와 러셀, 또 한 명의 킬러 미키와 유력한 용의자 마키까지. 각각의 캐릭터들의 극의 흐름을 주도한다. 캐릭터들이 내뱉는 대사 하나하나에 힘이 있다. 또 유머도 있다. 등장인물들과 관객이 마치 대화하는 듯한 사실감 있는 연출이 돋보인다.

또 영화 속에는 미국사회를 향한 메시지도 담겨 있다. 영화 초반부터 라디오, TV를 통해 마치 BGM처럼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이 모든 것이 현재 미국사회와 마주하고 있고, 영화 속 캐릭터, 장면, 대사들에 투영되어 있다. 특히 오바마의 연설 중 ‘미국은 하나의 공동체, 하나의 가족’이라는 말에 재키 코건이 ‘미국은 하나의 기업일 뿐이야’라고 말하는 대사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4일 개봉.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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