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뜬금없는 군대 열풍이 방송가에 불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의 군디컬 드라마 ‘푸른거탑’이 폭발적인 인기를 불러모으면서 남자들뿐만 아니라 젊은 여자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푸른거탑’은 육군 부대 내 각종 에피소드들을 중심으로 MBC 메디컬 드라마 ‘하얀거탑’을 패러디 해 선보이고 있는 코믹 드라마. 당초 tvN의 ‘롤러코스터2’에서 선보였던 코너 드라마였는데 독립 편성까지 될 만큼, 뜨거운 인기를 불러모았다. 여기에 ‘이런 젠장! 말년에 …라니’ ‘고통이 대뇌의 전두엽까지 전해진다’ 등의 유행어까지 탄생시키며 인기몰이 중이다.

그러고 보면, 군대와 관련된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던 적은 거의 없었다. 특히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군부독재정권 시절이어서 ‘배달의 기수’ ‘전우’ ‘3840 유격대’ 등 군 관련 반공 드라마는 선보였었다. 하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반공 분위기가 앞서는 진지한 소재가 군대였다. 예능에서 군대를 웃음의 소재로 다루게 된 것은 1980년대 후반 KBS ‘유머1번지’의 인기 코너 ‘동작 그만’이 처음이었다. 이후에는 간간이 ‘개그콘서트’나 SBS ‘웃찾사’에서 반짝 코너로 잠시 인기를 모아왔을뿐 폭발적이진 않았다. 그렇기에 최근 예능가에 불고 있는 갑작스러운 군풍이 의아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푸른 거탑’의 경우, 군대를 소재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20∼30대 젊은 여성 시청자들에게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점에서는 특이해 보이기까지 하다.

여기에 착안한다면 MBC가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포맷으로 군대를 끌어온 이유도 금세 알 수 있을 듯 하다. 어쨌든 남녀가 남성들에게는 애를 낳는 것에 비견될 만큼 트라우마로 작용하는 군대로 상호간에 모처럼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듯 하다.
<연예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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