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강급자들 '명불부실'

특별 승급 예상 뒤엎고 최근 부진 잇따라
"상승세의 젊은 선수들 중심 베팅 전략을"
올 경륜판에는 특선급 출신의 노장 강급자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경륜 레이스 모습.
자력승부가 안되는 특선급 출신의 노장 강급자들이 2013년을 힘겹게 시작하고 있다.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는 19기 신예들의 활약과 비교하면 격세지감마저 느껴진다. 조현옥(11기), 정점식·송대호(이상 6기), 홍미웅(4기) 등이 시즌 초 강급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때 대다수 팬들과 전문가들은 조만간 특별승급으로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들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사이 전력 하향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조현옥의 부진은 충격이다. 훈련강도를 높이기 위해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갔던 조현옥은 오히려 허리부상을 입으며 지난해 한차례 우수급 강급을 경험했다. 하지만 가볍게 6연속 입상으로 특별승급에 성공하며 건재를 과시했고, 올해도 특별승급은 시간문제로 여겨졌다.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총 6차례 출전에서 단 한차례의 우승도 없이 고작 2착 1회, 3착 2회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그나마 2착도 지난달 7일(일) 인근지역 후배인 이규민이 챙겨줬기 때문에 가능한 상황이었다.

송대호도 1년 전 지금과는 전혀 딴판이다. 지난해 1∼2월 우수급에 있을 때는 거침없는 6연속 입상으로 특선급 재진출에 성공했으나, 올해는 총 9차례 출전에서 1착 2회, 2착 1회, 3착 1회의 평범한 성적에 그치고 있다. 2주 전 광명 일요경주에서는 선행을 했던 나현욱을 젖히지 못하는 등 3일내내 5,3,6착에 머물렀다.

불혹을 훌쩍 넘긴 정점식과 홍미웅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 특유의 노련한 경기운영과 날카로운 추입을 앞세워 특선급에서도 복병 역할을 했던 정점식과 홍미웅은 지난해 상반기 우수급에 있을 때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정점식은 상반기 동안 10차례 우승을 경험했고, 홍미웅도 6연승을 기록하면서 무난히 특선급 재진입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는 정점식이 총 6차례 출전에서 달랑 2착 1회가 전부이고, 홍미웅도 9차례 출전에서 1착 1회, 2착 1회, 3착 2회에 그치고 있다.

또 다른 강급자인 조준수(14기), 정영훈(6기), 여민호(5기)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지난해 6연승 경험이 있는 조준수는 총 6차례 출전에서 모두 입상 실패하는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고, 지난해 상반기 특별승급 경험이 있는 정영훈도 올해는 총 6차례 출전에서 2착 1회, 3착 1회가 전부다. 여민호 역시 지난해 9월에는 특별승급으로 특선급에 재진출했으나 올해는 총 9차례 출전에서 1착 1회, 2착 4회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고 있다.

박진수 예상지 ‘경륜박사’ 팀장은 “체력이 떨어진 노장 마크추입형들은 선두유도원 퇴피시점이 늦춰진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과거 명성에 의존하는 베팅전략 보다는 상승세의 젊은 선수들 중심의 베팅전략이 더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정정욱 기자 jja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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