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이 네덜란드전 초전박살의 선봉장으로 낙점받았다. 류중일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1일 밤 네덜란드전 선발투수로 윤석민을 예고했다.
대표팀은 지난 28일까지 총 여섯 차례의 평가전을 치른 후 1일 두어 시간 훈련을 끝으로 공식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이제 2일 밤 8시30분(한국시간)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서 네덜란드와 본선 1라운드 첫 경기에 돌입한다. 이후 4일 호주 5일 대만과 맞붙어 2라운드가 열리는 도쿄돔 티켓을 노린다.
한국으로서는 첫 판의 중요성이 크다. 네덜란드를 완파하면 호주와 대만에 ‘한국은 강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견제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대표팀으로서도 첫 단주를 잘 꿰어 기세 좋게 연승 분위기를 타게 하는 효과도 가능하다. 반대로 고전하거나 만에 하나 패한다면 만만히 보일 수 있어 낭패를 볼 수 있다.
때문에 류중일 감독은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등판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네덜란드전 선발투수를 고민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에이스를 투입하겠다는 말이다. 실제로 전지훈련을 시행하면서 윤석민의 구위가 좋았고, 취재진 사이에서는 공공연하게 윤석민이 1차전 선발이라고 여겨졌다. 양상문 코치 역시 이를 귀띔했다.
이런 가운데 함구하던 류중일 감독은 선발투수 명단제출일 마감시간까지 기다리다 윤석민이 쓰인 종이를 제출했다.
윤석민은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함께 140㎞에 이르는 고속 슬라이더와 변화구로 KIA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2011년에는 다승(17승), 평균자책점(2.45), 탈삼진(178개), 승률(7할7푼3리)까지 투수 4관왕에 오르는 등 전성기를 맞았다.
국제대회에서도 빛난 활약을 펼쳤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제2회 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13경기 5승1세이브와 평균자책점 1.05를 기록했다. 국제대회 무패행진. 특히 제2회 WBC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에 선발등판해 메이저리그 강타선을 6과 3분의 1이닝 2실점으로 막아내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윤석민은 “긴장되거나 그런 것은 없다.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되지 않겠느냐”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28일 대만실업선발팀과의 경기 후 덤덤하게 각오를 밝혔다. 웃음을 잃지않는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일단 투구수 제한으로 인해 윤석민은 65구까지 던질 수 있다. 승리를 염두에 둔 류중일 감독은 송승준을 제외하고는 모든 투수를 대기시켜놨다.
한편 네덜란드 역시 선발투수를 예고했다. 알려진 대로 좌완 디에고마 마크웰(32·로테르담)이 윤석민과 격돌한다. 마크웰은 1, 2회 WBC를 비롯해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출전한 바 있는 베테랑. 지난달 24일 쿠바와의 연습경기서는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강호 한국을 상대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외에 한국·네덜란드전에 앞서 열리는 개막전에서 대만은 왕젠밍, 호주는 크리스 옥스프링을 선발로 예고했다.
대만(타이중)=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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