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이제 비주류가 주인공…‘남쪽으로 튀어’VS‘남자사용설명서’

설 연휴와 발렌타인 데이가 이어지는 2월 초중순 영화계에 두 편의 독특한 비주류 정서의 작품들이 연달아 개봉한다.

바로 김윤석·오연수 주연의 ‘남쪽으로 튀어’(임순례 감독)와 오정세·이시영 주연의 ‘남자사용설명서’(이원석 감독)이 그 주인공들. 두 영화 모두 비주류에 해당하는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여기에 두 캐릭터를 중심으로 그 동안 부각되지 않았던 이야기들과 소재들이 영화의 흥미를 배가시키면서 신선함도 더한다.

특히 두 영화 공히 비주류에 가까운 시각과 행동의 소유자인 인물들이 주인공이어서 그 동안 선보였던 한국영화의 주인공들과는 거리가 상당히 멀다는 점이 독특하다. 또 하나 도시를 벗어난 삶과 성공보다는 진실한 인간관계에 집중한다는 점 역시 돋보인다.

먼저 오는 6일 개봉하는 ‘남쪽으로 튀어’는 늘 백수에 가까우면서도 부당한 요구에 나서는 공권력에게 항상 당당한 가장 최해갑(김윤석)과 그 가족 이야기다. 영화 속 최해갑은 주류 도시에서의 삶을 과감히 버리고 가족들과 함께 자신의 고향인 들섬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고향 사람들과 알콩달콩 정이 듬뿍 담긴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 섬을 통째로 개발하려는 국회의원과 한 판 승부를 벌인다는 내용이다. 영화는 비주류로서의 삶이 지닌 가치를 최해갑과 그 가족들의 삶을 통해 흥미롭게 보여준다. 김윤석이 연기하는 최해갑의 사고방식과 행동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주류와는 거리가 멀다.

발렌타인 데이인 14일 개봉하는 ‘남자사용설명서’는 또 다른 비주류의 삶이 등장한다. 그 동안 영화 속 여자 주인공들에게는 결혼 아니면, 직장에서의 성공 스토리가 다였다. 하지만 CF 조감독 최보나(이시영)는 다르다. 결혼도 못해 이미 결혼한 친구들과는 점점 멀어지고 늘 남자들에게 치여 직장에서의 성공 기회마저 얻지 못하는 인물이다. 그런 최보나가 우연히 구매한 ‘남자사용설명서’라는 비디오를 통해 새롭게 거듭난다는 줄거리다. 여기에 주인공보다는 명품 조연만 해왔던 오정세가 이시영의 상대남이자 한류스타인 이승재 역을 맡아 또 다른 비주류의 주류 전복이 유쾌함을 준다.

두 작품 모두 관객들에게 현재 가장 핫한 2월 극장 기대작들이다. 비주류를 소재로 한 두 작품이 얼마나 관객들에게 반향을 일으킬 지 주목된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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