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문제로 지적받던 속칭 ‘몰빵’을 해결하면서 오랜만에 기분 좋게 웃었다. 외국인 선수 휘트니의 피로도로 인해 국내 선수를 활용했고, 이게 제대로 먹혔다. 희망을 본 3라운드 매조지다.
흥국생명은 3일 인천 홈에서 부상을 당한 베띠없이 토종선수들로만 3연승을 달린 2위 GS칼텍스를 맞았다. 5위에 머물던 흥국생명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상대. 게다가 지난달 30일 현대건설전에서 2세트까지 따내고 내리 3세트를 내줘 대역전패한 악몽도 있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차해원 감독도 교통사고로 목부상을 당해 입원 중이다.
흥국생명은 김혜진(15득점), 주예나(13득점), 휘트니(11득점)으로 구성된 삼각편대를 앞세워 상승세인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이진화(9득점)도 수시로 공격에 가담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휘트니의 공격점유율이 27.62%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
그런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휘트니는 30일 현대건설전에서 5세트(공격점유율 50.83%)까지 홀로 공격에 임하면서 무리를 했다. 3세트 이후 체력저하로 끝내 역전패를 했지만 고군분투하면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3라운드까지 오면서 피로도가 쌓여 이날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때문에 흥국생명은 불가피하게 국내 토종선수들을 활용했다. 김사니는 다양한 볼배합으로 공을 띄웠고, 이게 GS칼텍스의 허를 찔렀다. 주예나 26.67%, 김혜진 18.1%, 휘트니 27.62%, 이진화 19.05%로 골고른 공격이 승리를 불러왔다.
신동연 감독대행은 “휘트니에게 의존이 많다 보니 나머지 선수들이 볼이 왔을 때 결정을 못내 지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은 김사니가 상대를 잘 알다 보니 볼배분을 잘해 이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흥국생명은 올스타브레이크 동안 다양한 공격옵션을 연습할 계획이다. 이날의 감각을 이어갈 필요가 있어보인다.
인천=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