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파워인터뷰]일본 쿠온출판사 김승복 대표…"일본에 한국 전문서점 꼭 필요"

김승복 쿠온출판사 대표가 일본에서 출판한 한국문학 시리즈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분주히 오가며 ‘문학한류’ 붐을 일으키기 위해 애쓰는 한국인이 있다. 일본 쿠온출판사 김승복 대표가 그 주인공.

 한국문학을 전문적으로 출판하고 있는 이 출판사는 지난 3년 동안 5권의 엄선된 한국문학작품을 소개한 바 있다. 김승복 대표와의 인터뷰는 지난 연말 인사동에서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그는 “한류 붐으로 많은 일본인들에게 ‘한국’은 이미 하나의 브랜드화 돼 있다. ‘한국 것은 멋지다’는 이미지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문학을 포함한 한국 출판물 소개는 아직 미미하다. 한국에 소개되는 일본문학은 연간 900여 종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한국문학의 경우 연간 20여 종이 채 되지 않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드라마, K-POP으로 접근한 한국을, 문학을 비롯한 출판물로 그 깊이를 알아가려는 인구가 상당히 늘었다. 실례로 한국어 능력시험 지원자가 2010년에 4831명, 2012년 8322명으로 매해 늘고 있다”며 “일본 NHK방송의 외국어 방송중 가장 인기있는 외국어가 한국어(텔레비전 1강좌, 라디오 2강좌)로, 교재를 전부 합치면 월간100만부 정도다. 한류 붐으로 한국어가 이렇게 정착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문학을 알리기 위한 3개년 계획’을 야심차게 세워놓고 지난 2년 동안 하나하나 실천해왔다. 노력에 출판산업이라는 게 결코 일회성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적어도 3년은 지속적으로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올 해는 3개년 계획이 결실을 보는 해여서 그로선 더욱 의미가 깊다.

 그는 한국 문학 서적의 번역·출판이 저조한 이유를 시작으로 원대한 ‘문학한류’의 청사진을 밝혔다.

#2012년 일본서 번역 출판된 한국 문학서 20여종에 불과

 일본에서 한국 문학 서적의 번역 출판이 저조한 이유는 뭘까. 그는 “가장 큰 이유는 정보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어를 이해하는 편집자가 적기 때문에 그들이 참고할 서적 정보를 정기적으로 만들어 발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출판계 관계자들에게 번역 출판 가능한 한국의 최신본을 소개하는 장을 연 2회 정도 실시하자는 게 그의 주장. 그는 그 구체적인 방법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의 출판사들/에이전시를 통해 추천도서를 장르별로 나누어 100권 정도 선정하고 이를 일본의 관련 출판사에 배포하는 거죠. 선전된 작품을 일본의 영향력 있는 네비게이터(작가, 편집자, 서점 관계자, 기자, 도서관 관계자, 탤런트 등)가 프레전테이션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관계자들을 초대한 파티를 연 2회 실시하는 거죠.”

 그는 “한류 붐으로 최근들어 한국의 베스트 셀러 작품 등 현대 작품들이 소개돼 일본어권 독자들을 기쁘게 했다. 2012년은 어느 해보다 다양한 작품들이 번역 출판되었다”고 했다. 

 
쿠온출판사 주최로 신경림 시인(왼쪽 두번째)과 다니카와 시인 간 대담이 이루어지고 있다(2012년 6월)
그는 2012년 일본에 소개된 주요 한국문학작품은 공지영의 『도가니』,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한강의 『채식주의자』, 김중혁의 『악기들의 도서관』, 구효서의 『나가사키 파파』, 박성원의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최인호의 『타인의 방』 과 『몽유도원도』, 이승우의 『생의 이면』과 『식물들의 사생할』 등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견 출판사인 헤이본샤에서 시리즈로 내고 있는 한국 근대문학선집도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이광수의 『무정』, 강경애의 『인간 문제』,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채만식의 『태평천하』, 염상섭의 『삼대』, 김동인의 『김동인 작품집』 등이 그것. 여기에 한국의 국민소설로 일컬어지는 박경리의 『토지』가 비록 어린이판이기는 하지만 총 6권으로 번역·출판된 것도 기쁜 소식 중 하나라고 꼽았다.

#쿠온의 ‘새로운 한국 문학 시리즈’ 호응 뜨거워

 쿠온출판사는 지난 3년 동안 한강의 연작소설집 『채식주의자』를 시작으로 김중혁의 소설집 『악기들의 도서관』, 구효서의 장편소설  『나가사키 파파』, 신경림의 시선집 『낙타를 타고』, 박성원의 소설집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등 5권의 ‘새로운 한국 문학 시리즈’를 펴내 큰 호응을 얻었다.

 쿠온의 이 시리즈는 2000년 이후 작품 중 국가, 민족, 이데올로기를 넘어서서 보다 보편적인 테마를 가진 작품을 선별한 것들이다.

 그는 “현실의 무게에 굴하지 않고 다양한 자기표현의 방식을 가진 ‘유머’가 있는 작품을 일본 독자들에게 소개하려는 것이다. 유머는 모든 것으로부터 어느 만큼의 거리가 있어야 생겨나는 것으로 그것은 아주 큰 능력”이라며 “2000년 이후 한국의 몇몇 젊은 작가들이 이 커다란 능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고 본다. 한국 독자들 뿐만이 아니라 소설을 읽는 세계인들에게 정말 다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한국 문학 시리즈’ 5권의 일본 반응을 살펴보자. 

 ◇한강의 『채식주의자』=『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등 세 편의 소설이 하나의 소설로 이루어진 작품. 일본에서 출간되자마자 아사히, 요미우리, 마이니치 신문은 물론 일본 전국 지역신문에 동시에 서평이 올랐다. 일본 도서관협회의 선정도서로 지정됐으며, 이 작품으로 일본 전국민을 대상으로 독서감상문대회를 열기도 했다. 100여편 이상의 감상문이 모였고 그 중 80%가 사회인들의 투고였으며 그 중의 반 이상이 남성들의 투고였다. 감상문의 수준이 상당해 우수작을 모아 소책자로 만들기도 했다.

 ◇김중혁의 『악기들의 도서관』=8개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소설집으로, 김중혁 작가에 대한 일본의 독자층이 10대 학생들에서 부터 70대까지 아주 다양함을 역시 독서 감상문대회와 저자 초대 이벤트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저자를 초대해 니가타와 도쿄에서 토크 이벤트를 개최했다. 작품만이 아닌 작가를 선보이는 작업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김 대표는 “일본 출판계에서 말하는 ‘책 판매는 저자가 절반이다’라는 말을 실감하기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구효서의 『나가사키 파파』=친아버지를 찾아 일본에 와 나가사키의 음식점에서 조리사로 일하고 있는 스물한 살의 한유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이 작품의 번역은 한국어를 꾸준히 배워 온 한국어 동아리 5명이 맡아서 했다. 김 대표는 “번역자들이 이 작품을 가지고 100번 이상 모여 문장을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는 작업을 실지로 목격하면서 한국문학이 일본에서 자리를 잡는데는 시간이 좀 걸릴 뿐 그 어떤 어려움도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고 했다. 

 
쿠온출판사가 번역 출간한 한국문학 작품들.
◇신경림의 시선집 『낙타를 타고』=지금까지 신경림 시인이 써온 시 중에서 총 69편을 골라 번역했다. 번역가인 요시카와 나기는 한국에서 정지용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에서 유학 시절 신경림 선생에게 직접 시를 배워 시인으로 문단데뷔를 한 이력을 가졌다. 시집 간행 한달 후에 일본의 국민시인인 다니카와 슌타로와 토크 이벤트를 가졌다. 유료 이벤트 임에도 250여명의 독자들이 찾아와 두 원로시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박성원의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한국의 실력있는 스토리 텔러로 불리는 박성원 작가의 작품. 사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특유의 소설세계로  철학적 사유와 시간론, 염세주의적 블랙유머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비극적인 모습이 펼쳐진다. 역시 저자 초청을 기획해 일본의 아쿠다가와 상을 수상한 나카무라 후미노리와 토크 이벤트를 열었다.

 두 사람의 입담은 소설가의 사회적 역할과 정치가들의 역할이 다름을 일깨워 줬다는 전언이다. 요미우리신문과 한국의 한국일보가 동시에 이 두사람의 생각을 왕복 서간문 형식으로 다뤘다(11월 20·21일자). 김연수씨와 히라노 게이치로의 왕복 서간으로 이어졌다(12월 19·20일). 이 연재는 소설가만이 아니라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왕복 서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20년 후를 내다보며 출판운동을 전개하다

 김승복 대표는 1960년대 말 태어나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경험한 막내 386세대다. 대학(문예창작과)을 졸업하고 1990년대 초 새로운 세계를 찾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공부도 하고 원자력 발전소 반대운동 등 시민운동에도 관심을 가지고 참가했다. 일본의 시민운동(데모) 스타일은 충격에 가까울 정도로 신선했다.

 그는 “일본에선 데모를 해도 과격하지 않고 심지어 경찰의 보호를 받아가며 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운동이란 관심이 있고 좋아서 해야 하며 그래야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깨닫았다”고 피력했다. 이런 사람들이 20년, 30년, 40년씩 지속적으로 운동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일본어 중에 ‘지속이 힘이다’는 말이 있다. 운동은 시민운동이든 체력운동이든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세계가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이런 영향으로 김 대표는 지속적으로 운동삼아 할 수 있는 20년 계획을 세웠다. 그 목표는 한국문학 알리기였다.

 김 대표의 원래 본업은 광고기획·제작이다. 어쩌다 아르바이트로 광고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광고회사 대표까지 맡게 됐다고 전했다. 13년째 광고회사를 꾸려오면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2008년 리만쇼크 때는 같이 일하던 스태프들과 헤어질 수밖에 없어 많이 가슴 아파했다. 단촐해진 살림을 유지하면서 수주를 받아서 하는 일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 내는 일을 해보고자 결심을 한다. 스스로가 좋아하고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일, 그것이 한국문학을 전문으로 소개하는 출판사였다.

 한국의 좋은 문학 작품을 소개하는 안테나 역할을 하겠다는 청춘 시절의 꿈이 비로소 이루어졌다. 

 사실 한국 문학서는 출판사 수익 차원에서 볼 때 효자는 못 된다. 아직까지도 광고 제작에서 얻은 수익을 출판사에 쏟아 붓는 형편이다.

 “한국 작품은 팔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번역 출판이 많이 되지 않아요. 책장에 책이 없는데 어떻게 팔리겠어요. 상품 진열장에 상품이 없고 썰렁하면 손님들이 그 가게를 찾지 않듯이 서점의 진열장에 한국문학 코너를 만들고 다양한 작품들이 진열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 모범을 스스로 보이겠다고 마음 먹었죠.”

 그래서 탄생한 게 한국문학 전문 출판사인 쿠온이다. 광고기획 및 제작이 전문인 그에게 출판은 문외한이나 다름없었다. 우선 실력있는 편집자가 있는 작은 출판사를 인수하면서 3년간 일본의 출판 환경을 익혔다. ‘형식은 내용을 담는 그릇’이라고 했듯이 좋은 작품을 멋진 형태로 보여주고자 결심한다.

 우선 책 장정 디자인에 눈을 돌렸다. 한국에서는 유명한 작가라도 일본에서는 무명이나 마찬가지니 표지의 힘을 빌려서라도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게 하자는 작전을 세웠다. 정답이었다. “한 권의 아름다운 장정으로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많은 미디어들이 쿠온이 기획한 ‘새로운 한국문학 시리즈’의 장정을 너도 나도 칭찬했다. 2012년 한·중·일 도서·건축전에서 ‘좋은 책 디자인’으로 뽑히기도 했다. 일본은 물론 한국과 중국에서 전시되는 행운마저 안았다.

 다음으로 그가 힘을 쏟은 부분은 다양하고 좋은 작품을 지면에 소개하는 것이었다. “비용 대비 효과에 민감한 일본의 출판사들이 단행본에 쉬 접근하기 어려운데,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독자의 반응을 먼저 살피기 위해 문예지나 잡지에 작품을 소개하는 거였어요. 여기 저기서 소개돼야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재미있다는 것을 관계자들은 물론 독자들이 알아 챌 수 있어요.”

 쿠온에서만 한국문학을 소개하는 것만이 아니라 다양한 출판사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소개자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그는 좋은 것은 항상 부가가치를 만든다는 사실을 믿고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문예지에 단편을 게재하고, 여성지에 한국 작가의 에세이가 연재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고 직접 찾아가 당위성을 설득했다. 문예전문지인 ‘스바루’에 2013년부터 한국의 단편들이 매달 실리게 됐다. 그는 그 과정에서 한국문학번역원의 번역지원이 큰 힘이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각종 이벤트 통해 한국문학 콘텐츠 선보여

 김 대표는 한국문학 콘텐츠를 선보이는 다양한 장을 만드는 데 주력해 오고 있다.

 “일본 서점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연일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죠. 한일 작가의 토크 이벤트를 열고, 때로는 한국문학페어를 열어 독자들의 충성도를 높여야 합니다. 많은 층을 아우르려면 한국 작가와 코드가 맞는 일본 작가를 매치해 이벤트를 펼치는 게 훨씬 효과적이죠.”

 이때 빛을 발한 게 김 대표의 일본생활 20여년 노력과 인적 네트워크다. 그는 광고 마케팅을 하면서 많은 사람과 교류했다. 그의 인적네트워크의 특징은 주변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도록 하는 데 있다.

 “각자가 자기역할을 맡아서 하모니를 이루는 데 주안점을 두죠. 작가는 작가대로, 기자는 기자대로, 서점인은 서점인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전문 블로거는 블로거대로, 그리고 독자는 독자대로 자신의 독후감을 공개토록 했어요. 이 작업은 인위적으로 밀어붙인다고 쉽게 되는 게 아니에요. 첫번째도 작품, 두번째도 작품임을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 진행하면서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그는 2013년 7월 열릴 ‘제20회 도쿄국제도서전’에서 한국이 ‘테마국’으로 선정되기를 누구보다도 열렬히 바랐다. 바람대로 한국은 2012년 11월 테마국으로 선정돼, 활발한 한일 출판교류가 예상되고 있는 상태다.

 그는 도쿄국제도서전을 계기로 한국 출판물들에 대한 소개가 많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행사기간 뿐만 아니라 그 전부터 꾸준하게 각종 미디어에 한국 특집을 다루게 하고 작가 교류를 주선하고, 서점에서도 한국페어를 개최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 그래야 7월 행사기간 중에 판권 계약이 많아지고 한국서적들이 다양하게 소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2011년 K-한국문학진흥위원회 설립

 김승복 대표는 일본에서 한국문학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11년 ‘K-문학진흥위원회’를 설립했다. 인적 구성은 작가부터 평론가, 대학 교수, 번역가, 출판사 편집자, 신문기자, 방송인, 영화인, 한국문학 전공 학생,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 등 다양한 층의 사람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종 한국문학 모임을 리드하고 독서감상문대회를 열거나 일본에 소개되면 좋을 한국 서적을 소개하는 설명회도 연다. 올 상반기에는 일본에서 번역·출판되었으면 하는 한국 서적 50권을 골라 서평지를 만들고 한국문화원에서 관계자들과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그는 “책을 소개하는 이 프로젝트는, 재일교포 사업가인 한창우씨가 만든 공익재단의 조성금을 받았기에 가능하게 되었다”며 “한국 서적 소개 프로젝트는 연간 100권 정도가 번역·출판되면 해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간 100여권 정도가 나온다는 것은 이미 마켓이 형성됐다는 것을 입증하기 때문.

#2012 파주 북소리 축제서 한일 출판교류 활성화에 기여

 김 대표의 노력은 땀을 흘린 만큼 서서히 빛을 보고 있다. 2012년 9월에 파주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책 축제인 ‘파주 북소리’에선 일본 사무국을 책임 맡았다. 일본 관계자들과 함께 파주를 방문해 한국 출판계와 교류를 했는데, 일본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올해는 대대적으로 홍보를 해서 많은 관계자들과 독자들을 데리고 파주를 찾아 갈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한 그는 한일 출판사 간 동시 기획·간행을 중개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동시 기획의 특성상 고도의 특성이 요구되는데 김 대표가 딱 안성맞춤인 셈. 김 대표야 말로 양국의 상황을 잘 알고, 양국 출판사 간의 코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전문서점 없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

 김 대표는 한국의 대형서점인 교보문고에는 대형 일본 문예물 전문 코너가 있는데도 일본의 대형서점에는 이같은 코너가 들어서지 못한 걸 안타깝게 생각한다.

 김 대표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큰 서점 중에 하나인 기노쿠니야 서점은 미국에 7개 오프라인 서점과 1개의 온라인 서점이 있다. 싱가포르에도 3개의 오프라인 서점과 1개의 온라인 서점이 있다. 인도네시아에 3개의 오프라인 서점, 말레이시아에 1개의 오프라인 서점과 1개의 온라인 서점, 타이에 3개의 오프라인 서점과 1개의 온라인 서점, 오스트레일리아에 1개의 오프라인 서점과 1개의 온라인 서점, 타이완에 5개의 오프라인 서점, 1개의 온라인 서점, 두바이에 1개의 오프라인 서점이 있다.

 기노쿠니야 간판을 달고 있는 해외 거점의 서점이 20개나 되는 데 반해 일본에 진출한 한국의 대형 서점은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것.

 “원서는 물론 일본에서 발행된 한국 관련 서적들을 취급하는 모름지기 한국전문 서점이 꼭 필요합니다. 한류 확산으로 다양한 한류 숍들은 많이 생겨났지만 아직까지 이런 전문서점이 없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런 일이죠. 북카페 스타일로 책과 함께 한일 작가들의 이벤트를 여는 ‘한국서점’이라는 상징적인 의미에서도 이런 공간은 절실합니다.”

 김 대표는 현재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모으는 중이다. 많은 이들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 사업이다. 

 그는 “한국 전문 서점은 많은 이들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 사업이다. 가능하면 모두가 주인이 되는 협동조합 스타일로 운영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그는 한달에 한두 번 꼴로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김영사, 한길출판사 등 국내 유수 출판사들의 편집자들과 만나 번역 소개할 작품을 상의하고 일본에 소개할 한국의 문인들을 만났다.

 문학한류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는 그는 최근들어 한국의 문인과 미술 작가를 일본에 알리는 일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한국화 여성작가들의 개인전과 목포 향토시인 명기환의 시화전이 도쿄에서 열릴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한 것. ‘한국미술과 시에 담긴 예술혼, 일본에 펴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 전시는 1월 8일부터 16일까지 도쿄 신주쿠 ‘CCAA 아트 플라자’ 내 램프 갤러리에서 열린다.

 김 대표는 “20년간 일본에서 보고 배운 것을 앞으로 20년간 활용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일 문화교류에 앞장서고 있는 그의 2013년 활동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된다.

강민영 선임기자 mykang@sportsworldi.com 
사진제공=쿠온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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