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 한여운이 본명으로 요즘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본명인 안미나로 최근 개봉한 영화 ‘네모난 원’으로 1980년대 운동권 여학생 수정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것. 본인이 태어났을 무렵, 20대였던 여성을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안미나는 자연스럽게 당시 시대 속 여대생의 심정과 상황으로 용감하게 들어갔다.
이미 ‘라디오스타’에서 다방 레지로 등장해, 혼잣말 연기는 기념비적인 장면으로 남은 안미나다. 심지어 요즘 연기 지망생들에게는 이 장면 속 안미나의 연기가 오디션 단골 메뉴로 선택되고 있다.
일단, 이름을 바꾼 이유에 대해 안미나는 “활동을 조금 뜸하게 하는 동안, 깊이 생각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평생 배우 할 건데 좀 더 솔직하고 좀 더 진지하게 배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예명을 버리고 신뢰감 있는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본명을 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의 연기 대목이 많은 연기지망생들에게 오디션 과제로 선택받고 있는 줄 아느냐는 물음에는 어린 학생들로부터 실제 사인을 부탁받기도 했다는 일화를 들려주며 “어쨌든 그걸 잊어버릴 때 쯤이 됐는데 저로서는 감사한 부분”이라고 이야기했다.

작은 영화다. 대형 배급사가 맡은 작품도 아니지만 사명감을 갖고 제작에 참여한 안미나는 이제 기지개를 켰다. 철학을 전공했기에 연기의 틀도 확실히 달라보인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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