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자 이은수, 미들급 새챔피언 등극…육진수도 설욕의 눈물

‘아버지 사랑합니다.’

‘원조야수’가 눈물을 흘렸다. 강력한 연타를 폭발시키며 챔피언을 쓰러뜨렸지만 그렇기에 투병 중인 부친이 더욱 눈에 떠올랐다.

이은수(30·팀큐브)는 24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로드FC 010 In BUSAN’ 메인이벤트에서 폭발적인 머신펀치를 뿜어대며 오야마 �고를 1라운드 2분 48초만에 무차별 파운딩을 뿜어내 새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오야마는 이은수의 잇단 연타에 순간 실신하면서 허망하게 무릎을 꿇었다.

이번 경기는 오야마의 초대 미들급 타이틀 1차 방어전이었다. 토너먼트 4강에서 패해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 이은수로서는 제대로 아쉬움을 풀 수 있는 기회. 2004년 스피릿MC 헤비급 챔피언 이후 9년만에 다시 도전한 타이틀홀더의 찬스였다.

단단히 마음을 먹은 이은수는 매섭게 자세를 잡으며 오야마를 압박했다. 둘 모두 프런트킥을 사용해 탐색전을 펼치는 등 신중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던 중 이은수는 1라운드 3분여를 남기고 큰 것 한방을 허용해 넘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게 도화선이 됐다. 벌떡 일어난 이은수는 이어진 펀치공방에서 강력한 라이트훅을 꽂아넣었고 주춤하는 오야마를 뒤쫓으며 원투 강력한 펀치 후 무차별 파운딩을 쏟아냈다. 오야마가 고개를 떨구자 심판은 곧바로 경기중지를 선언했다.

이은수의 부친은 경기 5일전 뇌출혈로 쓰러졌다. 이은수는 “아버지가 아프시다.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각오를 다지고 열심히 했다. 아버지, 아머니 사랑합니다”라고 어필을 하고 눈물을 훔쳤다. 새 챔피언의 발언에 관객석은 숙연해졌다.

주최측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만든 매치업에서는 강동국이 분루를 삼켰다. 백전노장 제프 몬슨과 MMA 데뷔전을 치른 국가대표 레슬러 출신 강동국은 타격에 아쉬움을 남기며 판정패했다. 아무래도 첫 종합격투기 경기인만큼 신중함이 컸고, 타격에서 밀려 방어만 하다 무릎을 꿇었다.

반면 울보파이터 육진수는 승리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 대회서 미노와맨에게 허무하게 무너져 상처를 받은 육진수는 절치부심 재도전 의사를 내비쳤고, 이번엔 유도 베이스의 일본 파이터 카나메 오오와키가 만났다. 시작부터 공격적인 스텝을 밟으며 물아붙은 육진수는 2라운드 초반 태클을 시도하다 넘어진 카나메에게 무차별 파운딩을 퍼부어 감격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라이트급 토너먼트에서는 남의철과 쿠메 다카스케가 결승에 진출했다. 남의철은 뷰실 콜로사(남아공)를 맞아 타격에서 완전히 밀리며 고전했지만 2라운드 후반부터 집요하게 그라운드를 노려 승리했다. 쿠메는 윤철을 시종일관 물아붙여 시작 2분19초초만 리어네이키드초크로 압승을 거뒀다. 로드FC 초대 라이트급 타이틀전은 공교롭게도 한일전이 됐다. 

부산=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 로드FC 010. In BUSAN 결과 (○:승 ×:패)

6경기 [미들급 타이틀매치] ×오야마 �고(프리) vs. 이은수(큐브MMA)○ 1R 2분 48초 파운딩에 의한 TKO
5경기 [-97.5㎏급 계약체급매치] ○제프 몬슨(아메리칸탑팀) vs. 강동국(팀맥스)× 2-1 판정승
4경기 [라이트급 토너먼트 4강] ○남의철(팀파시) vs. 뷰실 콜로사(팀콜로사)× 2-1 판정
3경기 [라이트급 토너먼트 4강] ○쿠메 타카스케(얼라이브) vs. 윤철(팀포마)× 1R 2분19초 리어네이키드
2경기 [라이트헤비급매치] ○육진수(팀맥스) vs. 카나메 오오와키(KUMAGYM)× 2R 36초 파운딩에 의한 TKO
1경기 [미들급매치] ○박정교(정심관) vs. 류경관(시지MMA)× 1R 2분33초 키락 

● 영건스 6(○:승 ×:패)

8경기 [미들급매치] ×손혜석(팀맥스) vs. 박일철(퍼스트짐)○ 심판전원일치 판정
7경기 [페더급매치] ×정영삼(주짓수월드) vs. 허윤(팀매드)○ 1R 4분44초 파운딩에 의한 레프리스톱
6경기 [밴텀급매치] ○문제훈(익스트림컴뱃) vs. 김성재(구미MMA)× 심판전원일치 판정
5경기 [페더급매치] ×정민주(대구MMA) vs. 최무겸(MMA STORY)○ 심판전원일치 판정
4경기 [밴텀급매치] ×한이문(팀피니쉬) vs. 정준회(대구MMA)○ 심판전원일치 판정
3경기 [밴텀급매치] ○알란 요시히로(토마스짐) vs. 김현성(팀매드)× 2R 2분12초 리어네이키드
2경기 [밴텀급매치] ○홍정기(주짓수월드) vs. 김영준(샤카짐)× 2R 2분51초 파운디에 의한 TKO
1경기 [페더급매치] ○김옥명(데라히바 코리아) vs. 유재학(덕소일격필승)× 1R 1분1초 리어네이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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