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하는 여성 탈모, 남(男)일 아니네

탈모는 이제 남성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속머리 없는 여성들의 가슴앓이도 심각하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탈모 질환 진료환자’를 발표한 결과, 2005년 7만75명에서 ▲2006년 7만7177명 ▲2007년 8만8명 ▲2008년 8만2577명 ▲2009년 8만8026명으로 늘었다. 이 중에서 탈모환자의 절반가량은 여성이었다. 2009년 기준 여성 환자는 전체 진료환자(18만1707명)의 48.4%를 차지했다.

여성탈모 환자가 느는 이유에 대해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유전에 따른 탈모도 있겠지만,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는 직장맘들이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를 겪는 일도 많고, 20~30대 여성의 경우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불균형, 불규칙한 생활, 스트레스 등이 탈모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탈모 유전 확률 50%, 현대사회는 스트레스가 탈모 유발 많아

여성형 탈모의 원인은 유전인 경우가 많다. 가족 중 탈모가 있는 경우 유전되는 확률은 약 50% 내외이며 모계에서 유전되는 양상이 더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회생활, 가정, 육아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지나친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불균형, 내분비 이상, 약물 오남용 등으로 탈모를 겪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

남성형 탈모는 이마가 M자로 벗겨지거나 전체가 벗겨지는 대머리가 많은 반면 여성형 탈모는 앞이마가 벗겨지거나 대머리가 되는 경우는 없다. 대신 머리의 앞쪽 헤어 라인은 유지된 채 정수리 부분의 속머리가 빠진다. 옆머리 부위에서 여성형 탈모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뒤통수 모발은 대개 굵고 건강한 상태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질환이나 약물 때문에 나타나는 탈모는 정수리, 뒤통수, 옆면 등 전체 두피가 탈모되는데 비해, 여성형 탈모는 주로 정수리에만 탈모가 일어난다. 유전적인 여성형 탈모는 흔히 25~30세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모발이 가늘고 짧아지면서 가르마 부위가 엷어진다. 출산 후 2~5개월쯤 되는 시기에 나타나는 산후 탈모는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지만 관리소홀과 스트레스 등으로 영구적으로 탈모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스트레스가 주 원인인 경우 머리 전체에서 일정하게 머리가 빠지거나 군데군데 동전만큼 빠지는 원형탈모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탈모예방하고 진행 막으려면 식생활 중요

풍성한 머리카락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식생활이 중요하다. 영양잡힌 식단은 탈모를 예방할 뿐 아니라 윤기가 흐르는 머리카락을 만들어준다. 특히, 비타민과 미네랄을 부족하지 않게 섭취하도록 한다. 비타민A는 케라틴 형성에 도움을 주며 부족하면 모발이 건조해지고 윤기가 없어진다. 비타민A가 많이 든 식품은 간, 장어, 달걀노른자, 녹황색 채소 등이다. 비타민 D는 탈모 후 모발 재생에 뛰어나다. 이외에도 비타민E는 말초 혈관을 넓혀 혈액순환을 돕는다. 해초에는 모발의 영양분인 철, 요오드, 칼슘이 많아 두피의 신진대사를 높여준다. 때문에 미역과 다시마를 먹으면 머릿결에 윤기가 흐른다는 이야기가 있다. 특히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데, 이 호르몬은 모발 성장을 도와준다. 실제 갑상선 호르몬에 이상이 있는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탈모가 5∼10배나 높다. 원푸드 다이어트 등 무리한 다이어트는 양양실조를 유발해 모발 건강을 악화시키고 탈모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한다.

◆두피가 부실하면 탈모 유발,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

두피 상태가 건강하지 않으면 지루성피부염, 비듬증에 걸리기 쉽고 모근 모낭의 영양상태가 부실해 탈모로 이어지기 쉽다. 한번쯤 피부과의 두피클리닉을 통해 자신의 두피 상태를 점검해보고 거기에 맞게 집에서 관리해주면 정상 두피, 정상 모발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우선 두피 타입에 맞는 샴푸를 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성용, 건성용에 따라 세정력에 차이가있기 때문. 또한 외출 후 세안이 필수이듯 자기 전에 머리를 감는 것이 두피 건강에는 좋다. 다만 부스스해져 머리 연출이 어려운 경우에는 아침에 감되 꼼꼼히 말려줘야 한다. 샴푸전에는 빗질을 해준다. 엉킨 머리카락을 풀어주고 두피도 마사지하는 동시에 노폐물과 더러움을 제거해준다. 샴푸시 거품은 어느 정도 손에서 낸 후 머리에 묻히고 손끝 살부분으로 두피를 골고루 문질러가며 각질이 부드럽게 떨어질 수 있도록 한다. 린스는 두피가 아닌 모발에만 발라주되 5분 정도 스며들 시간을 주고 두피와 모발을 꼼꼼히 헹궈낸다. 잔여물은 두피 트러블, 모발 손상, 가려움 등의 원인이 되므로 철저하게 헹구는 것이 중요하다. 건조하고 자극받은 두피일수록 순한 샴푸를 사용하고, 비듬이 심하면 전용샴푸를 처방받아 사용하도록 한다.

잦은 퍼머, 염색은 모발의 단백질은 손상시키고 두피까지 나빠지게 할 수 있다. 스프레이, 젤, 무스 같은 스타일링 제품에도 모발을 손상시키는 성분이 들어 있으므로 적당히 사용하고 항상 저녁에 머리를 감아 깨끗이 제거한다. 스트레스는 머릿결을 망치고 탈모를 일으킬 수 있다.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내분비계의 혼란이 발생하면서 스트레스성 탈모, 원형탈모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극도의 스트레스가 있을 때는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야 한다.

◆머릿결이 가늘어지고 숱 적어지면 탈모 치료 돌입해야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숱이 예전에 비해 적어졌다면 이미 탈모가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다. 이때는 바르는 약 미녹시딜과 두피 스케일링 치료를 병행하면 효과적이다. 미녹시딜은 모발의 생장주기를 연장시켜 모발이 더 길게 자랄 수 있게 해주고 모발을 굵게 해준다. 두피 스케일링은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면서 지루성피부염이 동반되어 비듬이 많고 피지가 과다분비될 때 효과적이다. 모발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두피 트러블을 예방해주기 때문에 탈모예방에 효과적이다. 두피를 청결하게 해주는 스케일링과 두피 마사지로 이뤄진다.

가리마가 휑하고 정수리 숱이 적어지면서 탈모가 약 30%정도 진행된 시점이라면 약물 요법과 주사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주사요법은 자가혈에서 혈소판이 풍부한 혈장을 주사하는 PRP 주사와 여러 가지 약물을 혼합하여 두피에 주사하는 모낭주사가 있다. 두 가지 모두 모근에 영양을 공급하고 새로운 머리카락이 돋아날 수 있도록 도와줘 예전의 헤어라인과 볼륨을 찾아준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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