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짧은 역사 속에서 풍부한 상상력 발휘된 '링컨:뱀파이어 헌터'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이 사실은 흡혈귀 사냥꾼이었다?!

 1776년 독립선언과 함께 시작된 미국의 역사는 250년이 채 안될 만큼 짧기 그지없다. 그런 가운데 영화 ‘링컨: 뱀파이어 헌터’는 신화와 전설마저 부족한 미국사를 소재로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발휘한 작품이다. 실제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변변한 학교 교육조차 받지 못한 링컨은 독학으로 변호사가 됐다. 그리고 노예해방에 대한 소신을 여러 정치적 토론장에서 펼쳐 유명인사가 됐다. 결국, 1860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당선됐다. 이후 노예제도 지지를 선언한 남부 주들이 연방에서 탈퇴하면서 벌어진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끈 링컨 대통령은 오늘날까지도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유명한 미국 대통령으로 손꼽힌다. 그런 링컨 대통령이 사실은 흡혈귀와 맞서 싸운 전사였으며 남북전쟁의 배경 역시 이와 연관돼 있다면.

 영화는 바로 이러한 가정에서 시작된다. 어린 링컨은 흑인 친구가 노예가 아님에도 끌려가는 모습에 맞서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싸운다. 이 일로 인해 노예를 유통하던 존 바츠란 인물에 의해 링컨은 그토록 사랑하던 어머니를 잃고 고향을 떠나게 된다.
 
 9년 후, 청년이 된 링컨은 존 바츠에게 복수하기 위해 고향을 찾는다. 그러다 헨리라는 인물을 만나 도움을 받게 된다. 그리고 헨리로부터 흡혈귀와 싸우는 법을 배우게 된다. 스프링필드에서 첫 흡혈귀 사냥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링컨은 헨리의 충격적인 사연은 물론, 흡혈귀들이 노예제를 이용해 미국 전역을 지배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음을 알게 된다.

 나름 흥미로운 가설에서 시작된 영화는 모든 역사적 사건들에 흡혈귀와의 대결이 숨어 있고 링컨 대통령이 그에 맞서 싸웠다는 이야기가 좀 황당하지만 짜임새 있게 전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역사적 인물을 액션 전사로 그린 게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도끼와 동양무술을 하는 링컨 대통령이라는 설정이 역시 미국적이라는 감탄을 자아내는 이유다. 30일 개봉.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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