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팡테리블] 윤진이, 푸른 산 메아리처럼 청량한 매력의 그녀

짝사랑 연기, 배역 빙의된 것처럼 실제로도 맘고생
'김민종과 결혼' 엔딩 행복…즐겁던 촬영 끝나 아쉬워
 SBS드라마 ‘신사의 품격’은 장동건, 김민종, 김수로, 이종혁 등 ‘꽃중년 스타’에 김하늘, 그리고 씨엔블루 이종현까지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을 자랑했다. 그런데 드라마 최고의 수혜자는 윤진이라는 신인여배우의 몫이었다. 극중 윤태산(김수로)의 여동생 임메아리 역을 맡은 윤진이는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방영 내내 화제를 모았다. 12일 마지막 방송에서도 오매불망 짝사랑의 대상이었던 최윤(김민종)과 꿈에 그리던 결혼식을 올리며 완벽한 해피엔딩을 이뤄냈다. 종영의 여운이 채 가시지도 않은 13일 오전 윤진이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 어제 드라마 마지막 방송은 어디서 봤나

 ▲ 촬영 때문에 바빠서 그동안 정규 방송을 못 챙겨봤는데 마지막 회는 집에서 볼 수 있었다. 메아리로서는 너무 행복했다. 예쁜 웨딩드레스도 입었다. 그런데 윤진이로서는 아쉽다. 이젠 오빠, 언니들을 만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에 우울해졌다.

― 윤진이라는 본명보다 임메아리라는 극중 이름을 사람들이 더 기억하고 있다

 ▲ 윤진이 이름을 아예 모르시는 분들도 있더라. 처음 김은숙 작가님한테 메아리라는 이름을 받았을 때 이렇게 신기한 이름도 있구나 싶었다. 메아리를 줄여서 메알이라고도 하는데 작가님이 정말 언어유희에 뛰어난 것 같다. 이름이 예뻐서 더 사랑받은 것 같기도 하다.

― ‘신사의 품격’의 최고 수혜자다. 인기를 실감하나

 ▲ 미투데이를 하고 있는데 원래 친구가 20명 정도밖에 없었다. 그런데 드라마가 방영되고 두 달 만에 1만 명 가까이 친구가 늘었다. 사진 한 장 올리면 댓글이 몇 백 개씩 달리니까 인기가 많아졌구나 싶다. ‘지니’라고 팬클럽도 생겼는데 정말 신기하더라.

― 첫 작품부터 주연을 맡았다.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탄 것이 아닌가

 ▲ 그래서 부담이 컸다. 큰 역할인데 잘 해내지 못하면 큰일 나겠다 싶었다. 톱스타들이 나오는데 어떡하든 자연스럽게 잘 넘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다. 연기력 논란만 없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이를 악물고 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다. 사실 연기를 잘 못한 부분도 많은데 감독님께서 예쁘게 편집해주신 덕도 있다.

― 메아리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캐릭터다. 다른 배우가 연기했으면 어땠을까. 애초에 인기 걸그룹 멤버들도 캐스팅 후보로 많이 거론됐었다고 하던데

 ▲ 그 이야기는 들었다. 워낙 캐릭터가 좋아서 내가 아니었더라도 사랑받았을 것이다. 그래도 내가 연기해서 더 특별해졌다고 생각해야지. 사실 잘못했으면 메아리가 밉상으로 보일수도 있었다. 오빠한테 철없이 화내는 장면도 많았고 또 너무 많이 울었다. 메아리가 몇 회 연속으로 우는 장면이 나갔는데 인터넷에 ‘너무 질질 짠다’라는 댓글이 많았다. 그래서 이왕 우는 것 최고의 오열을 보여주자 연구를 많이 했다.

― 40대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역할인데 감정 잡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

 ▲ (김민종) 오빠가 교수님뻘이다. 실제 아버지와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짝사랑하는 감정이 힘들다. 오빠가 내 마음을 안 받아 줄때 실제로도 메아리한테 빙의돼서 힘들었다. 그래도 결국은 결혼했으니까 행복하다.

― 어떻게 연예인이 됐나. 실제 성격은 어떤지

 ▲ 사람들이 4차원이라고 한다. 쿨하고 보이시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어릴 때는 연예인을 동경만 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연기학원을 다니면서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에 다니고 있는데 킹콩엔터테인먼트가 회사에서 신인오디션을 봤다. ‘나도 한 번 봐볼까’ 했는데 잘 돼서 전속계약을 맺게 됐다.

― 여자 스타의 통과의례라는 과거사진 공개는 무난히 잘 넘어갔다. 앞으로 스캔들이나 루머가 생길수도 있는데 걱정이 안 되나

 ▲ 사실 과거사진이 공개되는 것이 두려웠다. 지금은 화장술이 발달해서 예전 사진들을 보면 시대에 맞지 않아 촌스럽게 보일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사도 좋게 나오고 다들 예쁘게 봐주셔서 다행이다. 스캔들이나 루머는 걱정 없다. 문제가 될 일을 한 적이 없다.

― 다음 작품 생각은 하고 있나. 이제는 주인공을 욕심내도 될 것 같은데

 ▲ 꼭 주인공 욕심은 내지 않는다. 어떤 역할을 하던지 잘 해내서 예쁨 받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일단은 메아리를 오래 간직하고 싶다. 올해까지는 메아리로 남아있겠다. 나에게 대박 행운을 안겨준 캐릭터가 아닌가.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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