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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이중언어강사 양성과정 수료식이 2일 경기도 안양시 경인교대 본관 7층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
경인교대 한국다문화교육원(원장 장인실·교육학과 교수)은 2일 경기도 안양 경인교대 본관 7층 컨벤션홀에서 제3회 이중언어강사 양성과정 수료식을 거행했다.
이중언어강사 3기생 39명은 오는 9월 신학기부터 경기도내 초등학교(34명)와 중학교(5명)에 부임해 다문화가정자녀 지도와 언어교육에 나선다. 3기 수료생 모두는 이날 이중언어강사 자격증 역할을 하는 수료증과 「한울 동화구연 지도사」 자격증을 각각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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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정동권 경인교육대학교 총장, 장인실 한국다문화교육원장, 경기도교육청 황용규 교육국장 |
장인실 원장은 인사말에서 “타국에 와서 가정과 사회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텐데 이 자리가 있기까지 여러분의 노력도 컸지만 무엇보다 가족들의 헌신적 뒷바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어떤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하든 교육기간동안 열심히 했던 것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매사에 최선을 다한다면 꼭 필요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권 경인교대 총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에 3기 교육생이 받은 900시간의 교육시간은 2년제 전문대학 60학점 교육과정과 맞먹는다”며 “전문대학에 입학해 졸업한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정 총장은 “결혼이민자들이 생활습관과 문화, 언어,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차이 때문에 자칫 불이익을 겪을 수 있는데 취약계층과 비주류에 머물러 있어선 안된다. 다문화가정이 주류계층으로 자리를 잡을 때 한층 더 성숙한 다원화 사회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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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수료생들이 정동권 총장의 축사를 듣고 있다. |
3기 수료생 39명은 2011년 10월 입학해 지난 7월까지 10개월 동안 주 5일씩 모두 900시간 동안 집중적인 교육을 받아왔다. 이중언어강사 양성과정은 경기도교육청의 위탁으로 한국다문화교육연구원이 주관하고 사업으로, 2009년 1기 이중언어교원을 배출한 바 있다.
이들이 수업받은 내용은 미래의 초등학교 교사가 될 교육대생들이 듣는 핵심 과목에 다문화 교육에 필요한 것들로 구성됐다. 한국의 언어와 문화, 한국어 이해론을 필두로 한국 학교 교육 체계의 이해, 한국어 교수법, 다문화 교육을 위한 교재연구 및 지도법, 다문화 가정 자녀 지도방법론, 이중언어 교수법, 컴퓨터 기초 및 활용법 등이 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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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출신 수료생들이 아와오도리, 화와이안 댄스 등을 곁들인 뮤지컬 공연을 하고 있다. |
출신 국가도 다양해 그야말로 교육생부터가 다문화를 몸소 체험했다.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몽골, 일본, 중국(조선족), 대만, 태국 등 7개국 39명의 교육생들은 10개월 동안 함께 수업을 받으면서 동료들의 문화와 언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기 때문이다.
한국 남자와 결혼해 1990년부터 한국에서 22년째 살고 있는 시시도 사토미(50·경기도 광명시)씨는 이번 교육 참가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낯설고 물설은 타국에서 국제결혼을 해 산다는 게 결코 만만치 않음을 수없이 느껴왔던 그다. 강산이 두번 변하는 세월 동안 귀화도 하지 않고 한국에서 살았지만 아직도 김치 담그는 게 초짜나 다름없다고 한다. 그만큼 ‘문화세탁’이 힘듦을 체험한 셈.
한국말을 하는 것은 능숙한데도 한국말을 적는 것 만큼은 쉽지가 않았다는 그. 쓰기 실력은 형편없었다는 것. 뒤늦게 일본어 학원강사 생활을 하면서 여기저기서 일본어 통역을 의뢰받을 정도가 되었지만 번역은 언감생심이었다.
그런 그가 10개월 동안 경인교대 문턱을 드나들면서 쓰기 실력이 확 늘었다. 한국말로 써서 제출해야 하는 과제가 많았기 때문. 이제는 휴대폰으로 문자를 척척 보내는 수준까지 올랐다고 자랑스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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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3기 수료생 시시도 사토미씨와 김민정(몽골서 귀화)씨가 수료증과 성적표를 받은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중국 안후이성 출신의 진결(35·경기도 일산)씨는 스튜어디스 출신의 재원으로, 미모와 함께 세련된 매너로 교육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고.
진씨는 안후이 사범대를 나왔지만 직장은 항공사를 택했다. 뒤늦게 자신의 적성이 교사보다는 스튜어디스가 맞을 것 같았기 때문. 교사를 포기하고 중국 연합항공 스튜어디스로 하늘을 누비던 그에게 낯설은 한국 청년이 다가와 청혼을 한다. 중국 주재 회사 상사원으로 일하던 정회용씨가 출장을 가다 비행기 여승무원이던 진씨에게 마음을 빼앗긴 것.
3기 수료생과 가족들에게 주최 측이 무료 뷔페로 베푼 점심 자리에서 만난 정씨는 “2000년도에 만나 1년 연애하다 2002년 결혼했다. 아내가 일산에서 학교까지 거리가 너무 멀어 많은 불편을 겪으면서도 교육과정을 잘 마쳐 대견스럽다”며 “다문화가정에 관심을 갖고 좋은 기회를 준 경기도교육청과 경인교대 측에 감사하다. 아내가 잘 적응해 훌륭한 교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다문화교육원 이중언어강사 4기 모집은 오는 9일까지 계속된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다문화교육원 홈페이지( www.kme.or.kr) 참조. 문의 (031)470-6360∼1
글·사진=강민영 기자 myka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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