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레드냅 "피를로가 경기를 지배했다"

 

해리 레드냅 전 토트넘 감독의 아들이자 유명 축구 전문 해설자인 제이미 레드냅(39)이 자국팀을 무너뜨린 안드레아 피를로(33·유벤투스)를 칭찬했다.

레드냅은 25일(한국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에 “잉글랜드에는 왜 피를로 같은 선수가 없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이에 앞서 잉글랜드는 ‘유로 2012’ 8강전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연장 전·후반까지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대4로 패했다.

칼럼에서 레드냅은 “잉글랜드는 피를로를 막지 못했다”면서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유롭게 패스를 할 수 있었고, 공간을 누비고 다녔다”고 평했다. 이어 “특히 피를로를 상대해야 할 스티븐 제라드와 스캇 파커가 너무 지쳐 있었다”면서 “로이 호지슨 감독은 그들에게 너무 막대한 짐을 지웠다”고 비판했다. 제라드와 파커는 조별리그 1차전 경기부터 매 경기 출전했다. 제라드는 이날 승부차기까지 성공하며 고군분투했지만, 파커는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연장 초반 조단 헨더슨과 교체됐다.

레드냅은 웨인 루니의 부진도 피를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제 두 경기째 나선 루니가 왜 지쳐 보였는지 의아했을 것”이라고 운을 뗀 레드냅은 “루니는 2선까지 내려와 기회를 엿보려 시도했지만, 이때마다 피를로가 그를 막아섰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이 없을 때 피를로에 막히다 보니 막상 공을 잡을 때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면서 “이런 모습은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팀에서 많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레드냅의 지적에 따르면 루니는 공이 없는 상황에서 피를로를 앞세운 이탈리아 중원을 상대하다 이미 지쳐버린 셈이었다.

레드냅은 끝으로 잉글랜드에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오늘 밤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최고의 미드필더가 펼치는 경기를 보았다”면서 “하지만 잉글랜드에는 우리만의 피를로가 있다. 이는 부상으로 이번 대회를 빠진 잭 윌셔”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레드냅은 “윌셔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다. 그는 잉글랜드판 피를로가 될 수 있다”면서 “윌셔는 충분히 피를로처럼 패스를 동료에게 넣어줄 수 있고, 그와 같은 움직임을 중원에서 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윌셔는 지난해 7월 프리미어리그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에미레이트컵’ 뉴욕 레드불스와의 경기에서 발목부상을 당했다. 이후 재활에 힘써왔지만 지난 시즌 리그 복귀에 실패했고, 유로 2012 명단에서 빠졌다. 다만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다가오는 ‘2012 런던 올림픽’에는 출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양광열 인턴기자 meantjin@segye.com

사진=스카이 스포츠 인터넷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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