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제왕절개를 하던 안하든 역학적으로는 좋은 사주가 있고 좋은 날이 있다 그러나 흔히 말하는 좋은 사주는 그렇게 뚝딱 맞출 수 있는 게 아니다 사주명식이란 것이 본인이 태어난 날 즉 일주(日株)의 천간(天干)을 기준으로 년 월 시와의 상관관계를 따지는 것이며 대부분의 경우 이미 년과 월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정해지기 때문에 50% 이상은 역시 선천적으로 받아 나온다고 봐야 한다 물론 그 50%와 합이 되고 복이 되는 일주와 시를 정하기는 하지만 사주의 공식이란 것이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어서 자식이 해당하는 식신상관이 과하면 관은 극하나 재는 생하게 되는 그런 공식이다 달리 얘기하면 명예가 되는 관(官)에 초점을 맞추자니 자식 궁이 약하게 되고 재물에 주안점을 두면 인수(印綬)가 깨지는 형국이라 성품에 덕을 갖추기가 어렵고 이런 식이다 여러분들도 주위에서 이런 경우를 봤을 것이다 아버지가 너무 잘 나가면 자식이 아버지만큼 잘 되는 경우가 드물다 또한 5년 또는 10년마다 바뀌는 대운과의 관계도 중요하고 십이운기도 맞춰야 하니 말처럼 쉬운 게 아니란 얘기다
필자가 주석하고 있는 월광사 일요법회에 항상 참석하는 L여인은 초산이 노산이었던 관계로 제왕절개를 했다 평소 역학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당연히 출산일을 따져 아이를 낳았다 원래 두 군데에 문의를 했는데 아이를 낳게 되는 음력 6월에 두 군데 모두 다른 날짜를 주었다한다 그 두 날짜 중에 설명이 마음에 와 닿는 한 날짜를 택해 출산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세상에 이런 말썽꾸러기가 없는 것이다 공부며 생활태도며 하루가 멀다 하고 선생님 또는 다른 학부형의 전화를 받느라 초등학교 1 2학년 때는 거의 우울증이었다 그래서 L여인은 출산일을 잡아준 역학인을 다시 찾아가서 아이의 사주를 물었더니 그는 처음 상담 시에 했던 얘기와 거의 똑같은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이가 왜 이 모양이냐 했더니 그의 대답은 평생을 두고 다 좋을 수는 없다 다만 초년기에 가장 운이 안 좋은데 나중이 좋은 것이 낫다는 얘기였다 15세 때부터는 공부며 다른 여러 가지가 확 달라질 것이라 얘기하니 그 말처럼만 되길 바라며 돌아왔단다 아직 6학년이 된 지금도 여전히 마음고생이 적지 않다 L여인과 남편은 두 사람 모두 빠지지 않는 학벌과 직업을 갖고 있다 당연히 본인들의 자녀는 저절로 잘 할 줄 알았던 게다
그러나 L여인은 이 말썽꾸러기 아들로 인해 무늬만 불교였던 데서 지금은 신앙생활에 열심이다 속 썩이는 아들을 통해 본인의 마음과 업을 되돌아보게 된 것이다 자식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한결같은 마음일진데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부모 자식의 인연으로 만난 그 자체를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결국 말썽장이 아들 땜에 L여인은 진정 겸손한 마음을 갖게 되었으며 보리심을 향한 생활과 수행에 더 다가가게 된 것이다 세상에 우연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내가 힘든 일을 겪는 데는 반드시 원인이 있고 그로 인한 인과가 있는 것이니 우리들은 혜안이 없어 잘 살피지 못할 따름이다
김상회 역학연구원장 www.saju4000.com 02)533-8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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