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엄정화 '댄싱퀸', 예리한 정치묘사로 '웃음+눈물' 준다

배우 엄정화(왼쪽)와 황정민이 4일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 댄싱퀸'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하는 인권 변호사 황정민의 소탈한 모습에 행복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또 댄스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주부 엄정화의 열정은 벅찬 감동을 안긴다.

4일 서울 왕십리CGV 극장에서 언론시사회를 가지며 첫 공개된 영화 ‘댄싱퀸’은 웃음과 눈물의 조합이 적절하다. 영화는 코미디의 틀 안에서 여러 번 관객들을 웃기지만 눈물을 참을 수 없게 만들 정도로 감동적인 순간들도 적지 않다.

억지로 쥐어짜는 눈물이 아니다. 아이 분유 값을 걱정해야하는 우리 현실에 기인한 공감의 눈물이며, 또 잊고 지낸 꿈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후회의 눈물이다.

영화의 완성도는 황정민, 엄정화 두 배우의 연기력에 힘입은 바 크다. 험한 말을 주고받으며 티격태격하지만 누구보다도 서로를 이해하고 챙기는 부부를 연기하는 황정민과 엄정화는 실제부부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완벽한 호흡을 선보인다.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황정민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엄정화와 함께 연기하며 친구가 됐다. 이후 전화통화를 할 때마다 농담처럼 둘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를 꼭 찍자고 했는데 현실이 됐다”며 반색했다. 엄정화도 “우리 정말 잘 어울리지 않나요”라며 친분을 과시했다.

영화에서 황정민과 엄정화는 실명으로 등장한다. 이는 황정민, 엄정화 두 배우 말고는 다른 캐스팅을 상상하지도 못할 정도로 두 배우에게 ‘맞춤형 영화’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댄싱퀸’은 코미디 영화다. 그런데 한국 정치에 대한 묘사가 날카롭다. 리얼한 정치풍자로 국회의원에게 고소당한 ‘개그콘서트’보다도 예리하다고 느껴진다. 특히 영화 속 서울시장 선거는 지난해 박원순 시장을 당선시킨 선거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황정민 캐릭터가 박원순 시장이 연상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석훈 감독은 “영화는 서울시장 선거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촬영이 끝났다. 실제로 서울시장이 바뀔 것이라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치인 황정민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이 지지하고 싶은 가장 이상적인 정치인의 모습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댄싱퀸’이 이야기하는 정치는 판타지에 가깝다. 그래서 더욱 눈물겹다. 영화는 1월19일 개봉된다.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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