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해설위원, "후배들 위해 마이크 잡았어요"

“후배들을 위해 마이크 잡았어요.”

올 시즌부터 해설자로 변신한 이언주(34) SBS ESPN 해설위원이 3일 KB와 신한은행전이 열린 청주종합체육관을 찾아 이 같이 말했다. 1995년 한국화장품에 입단해 신세계를 거쳐 2009년 금호생명(현 KDB생명)에서 은퇴한 이언주는 단국대 여자팀 지휘봉을 내려놓고 올해부터 여자농구 해설을 맡고 있다. 

현역 시절 국가대표 슈팅가드로 활약하며 2000년 시드니올림픽 4강행에 힘을 보탠 이 위원은 “은퇴한 여자 선수들에게 많은 길이 열려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깜짝 변신의 배경을 들려줬다.

이날 같은 방송국 소속 유영주 해설위원이 중계를 맡아 쉬는날이었으나 서울에서 2시간 거리인 청주까지 직접 발걸음을 옮긴 이 위원은 “빅매치라 내려왔다. 사실 농구를 몸으로 하려다 말로 하려니 여전히 어색하다. 아직 한참 부족하고 배워야할 점이 많다고 생각해 경기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의 멘토는 유영주 해설위원이다. 이 위원은 “영주 언니가 방송 모니터를 해준 뒤 보완해야할 부분을 문자 메시지로 보내준다. 털털한 성격이 아닌 내게 경기 전 감독들과 선수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면 시청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줄 수 있다는 진심어린 조언도 해준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위원은 해설자로 중립을 지켜야 하지만 하위팀인 신세계와 우리은행을 마음 속으로 응원한다는 사연도 들려줬다. 이 위원은 “여자농구가 각본있는 드라마가 아닌 각본없는 드라마가 됐으면 한다. 하위팀이 반란을 일으켜야 여자농구가 더욱 더 흥행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장 아끼는 후배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이 위원은 “금호생명 시절 함께 가드를 본 이경은과 같은팀 김보미와 추억이 많다”고 답했다. 

청주=박린 기자 rpar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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