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3D 아이맥스 대작 '7광구', 어떻게 나왔나?

1802콧 중 1748컷 CG…해양 괴생명체 모습까지 표현
'7광구'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안성기, 하지원, 김지훈 감독, 오지호, 박철민(왼쪽부터)
지난해 국내 기술로 제작한 3D영화가 개봉하긴 했다. 바로 ‘나탈리’란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멜로 영화였고 애정 노출신을 3D로 본다는 화제성 외에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했다. 역시 3D에는 애니메이션이나 액션 블록버스터 대작이 어울린다. 그런 면에서 보면 8월4일 개봉하는 ‘7광구’(김지훈 감독, JK필름 제작)는 국내 최초 3D 액션블록버스터다. 

여기에 아이맥스 대작이기도 하다. 볼거리로 승부수를 띄운 작품인 셈이다. 제작비도 100억원 가까이 투입됐다.

기술적인 면에서 본다면 ‘7광구’는 기존 기술들을 조합해 새롭게 구성한 작품이다. CG와 3D를 담당한 장성호 모팩 대표는 최근 서울 왕십리CGV에서 진행된 ‘7광구’ 제작보고회에서 “배경, 인물, 3D분량을 모두 따로 촬영하고 이를 편집, 합성한 기법을 이용했다”면서 “어쨌든 기존 기술들을 총동원하면서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제주도 남단 7광구에서 석유를 탐사하는 시추선 이클립스호 선원들의 이야기다. 안성기, 하지원, 오지호, 박철민 등이 출연한다. 난데없이 해양 괴생물체가 나타나 이들을 위협한다는 줄거리다. 

배경이나 괴생명체는 CG로 따로 제작했고 배우들의 연기는 세트장에서 이뤄졌고 2D로 촬영됐다. 이를 모두 합해서 VFX 3D Converting이란 3D 기법을 이용했다. 3D기법이 여러가지인데 각각 장점만을 뽑아낸 셈이다.

영화는 1802컷 중 1748컷이 CG다. 그 만큼 기술의 비중이 큰 작품이다. 제작을 맡은 윤제균 감독은 “처음 이 영화를 3D로 왜 만들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요즘은 3D 관객이 줄어드는 추세고 과연 대세인가에 대한 의견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제 개인적으로 3D 영화는 2D 영화를 대체하는 대세도 아니고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다. 3D는 맞는 장르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7광구’가 그렇다. 3D가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해양 괴생명체는 어디에서 모티브를 얻었을까. 지금까지 국내영화로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CG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괴물을 그려내 주목을 받았다. 

장성호 대표는 “시나리오는 막연했다. 구체적인 디자인과 현실감을 부여하려고 하다보니 형태가 변하는 괴물을 만들었다”면서 “완전히 새로운 괴물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다른 작품은 하나도 참고 안했다. 형태나 질감은 바닷속 생물로 만들었다. 해산물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게 다 나온다. 미더덕부터 건어물까지 다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18년간 한국영화계 CG의 역사를 쓴 장성호 대표다. 여기에 ‘7광구’는 가상의 상황에서 연기를 해야했던 배우나 이를 뒷받침해야 했던 스태프, 촬영분으로 가장 멋진 3D 혹은 CG 장면을 만들어낸 기술팀까지 모두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국내 영화계가 최초로 시도하는 실험작이다. 그 성공여부가 주목되는 이유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