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 같으면 여자는 바람피운 바로 그 날 쫓겨 났을 경우인데 어찌되었거나 시절이 바뀌어도 많이 바뀌긴 했다. 예전에는 간통죄 폐지를 여성단체 쪽에서 반대했었는데 요즘은 여성단체들은 찬성기조라 하니 상전벽해는 이런 경우에도 해당되는 듯싶다.
바로 일 년전 이맘 때쯤, 전통 부촌으로 이름 난 성북동에 사는 U부인이 둘째 아들이 사귀는 아가씨인데 결혼을 하겠다 하니 궁합을 봐달라며 찾아왔다. 큰 아들은 4년 전쯤에 선을 봐서 결혼을 했는데 그 때도 궁합부터 먼저 맞춰보고 좋게 나와 소개를 시켜서 결혼까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됐고 무난하게 잘 살고 있다. 둘째 아들은 미국유학 중 만난 아가씨와 연애를 하게 되어 결혼을 하겠다 하니 그래도 궁합은 안 볼 수없어 찾아온 것이다.
그런데 갑자년 음력 10월 을해월에 기미일주인 아가씨의 사주를 보니 아들 가진 입장에서는 찬성하기 힘든 경우였다. 말 그대로 도화살에 관살혼잡의 경우였다. 관살혼잡(官殺混雜)이란 말 그대로 여자의 입장에서 남편과 남자가 더불어 복잡하게 있는 것이니 옛 사람들은 특히나 저어하는 부분이다. 게다가 도화살이 함께 있어 여러 사람의 손을 타는 형국이니 어찌 근심되지 않을 수 있는가?
이런 경우는 평생을 두고 두세 번 결혼은 기본이다. 현재 연애를 해도 분명 더블데이트일 것이다. 그러니 평안한 가정은 꾸리기가 힘들다. 아무리 세상이 깨이고 자유로워졌다고는 하나 기본이 깨지면 인생이 험난해지는 법이다. 아가씨보다 한 살 위인 계해생 병진월생인 U부인의 아들은 성정은 동분서주하며 자유분방해도 시간이 갈수록 안정되는 장생궁(長生宮)운인데 아가씨는 중년 대운에 파(破)운이 들었으니 일단 인연이 아니다. 즉 한 때 열정으로 끝나는 인연인 것이다.
이리하여 이 두 사람은 결혼연이 아니니 아드님을 잘 타이르도록 당부했다. 그러고 얼마 후, 원장님 말씀이 맞았다며 전화가 왔다. 덕분에 아들도 마음을 달리 먹었다 하면서. 오늘 아침 신문기사를 보며 그 때 그 아가씨의 사주가 오버랩 되면서 사람마다 가지고 태어난 사주는 어찌 그리도 명식대로 풀려나가는지 일순 답답한 생각도 들었다.
역학적으로는 바람도 사주에 있어야 핀다. 남자들의 바람기는 생리적으로도 일반적이라 하지만 문제가 되는 정도의 바람기는 역시 사주명식에 확실히 나타나 있으며 여자들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여자의 사주명식에 도화와 관살혼잡이, 남자의 운에 재성이 왕한데 목욕의 운이 있게 되면 더 말할 것도 없으니 혹여 결혼상대방이 이러한 명식이 있게 되면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혹여 10년마다 바뀌는 대운에 목욕 운이 들어오게 되면 그 시기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니 거의 오차가 없다.
그러나 남자의 경우 강한 재성(財性)은 오히려 반길 만하니 재물과 여자가 같이 흥한 경우가 된다. 다만 격이 좋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십중팔구 흔히 말하는 제비족으로 끝나고 만다. 그러니 어찌 사주를 살피지 않고 결혼을 할 수가 있겠는가?
김상회 역학연구원장 www.saju4000.com 02)533-8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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