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부엔 별 관심없던 남자들도 아침 세안 후 숭숭 구멍이 뚫린듯한 큰 모공사이로 깨알같이 콕콕 박힌 검은 블랙헤드와 마주할 때면 큰 충격에 빠진다. 화장을 하는 여성들과 달리 민낯으로 다녀야 하는 남성들은 이미지 관리를 위해 깨끗한 ‘민낮사수’가 필수다.
모공은 봄에서 여름 사이에 가장 넓어진다.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점점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땀과 피지 분비가 왕성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코 주변은 피지분비가 왕성해 블랙헤드가 잘 생기는데, 이 블랙헤드를 청소해주지 않고 그냥 방치할 경우 모공이 더 늘어지고 커져 피부는 지저분하고 울퉁불퉁 마치 딸기씨를 연상케하는 피부가 된다. 봄철 남성피부관리, 모공만 꽉 잡아줘도 매끈하고 윤기나는 피부로 가꿀 수 있다.
개기름이라 불리는 ‘피지’ 잡고 ‘모공’ 조여야 얼굴 깨끗!
흔히 개기름이라 부르는 피지는 피부의 분비선 중 하나인 피지선에서 나오는 액체 상태의 지방을 말한다. 피지는 피부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걸 막고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또 피지는 피부 노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해 주름생성을 막아준다. 그러나 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는 사춘기 시기와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엔 피지 분비량이 많아지면서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
피지가 많아지면 피지를 배출하기 위해 모공이 커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지성 또는 여드름 피부인 사람들이 피지 분비가 많고 모공도 넓고 블랙헤드가 많다. 블랙헤드란 땀과 피지, 먼지 등이 피부에 뭉쳐 산화되어 검게 변한 것이다. 지저분해 보인다고 손톱으로 마구 짜면 모공은 더욱 확대되고, 손톱에 묻어있는 세균이 침입할 수 있어 각종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기도 한다.
넓은 모공은 과다한 피지의 배출을 유도해 각종 피부 질환을 유발하고 외관상으로도 보기 흉하기 때문에 피부관리에 있어서 모공관리는 필수다.
모공과 피지는 서로 상관관계. 모공이 커지만 피지가 과다 분비되고, 피지가 과다 분비되면 모공이 늘어난다. 따라서 피지를 줄이려면 모공이 늘어나는 것을 막아야 하고, 모공이 작아지면 당연히 피지량도 줄어든다.
모공관리의 최상책은 청결이다. 평소 모공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꼼꼼하게 세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피지가 많은 남자들은 세안에 신경을 써야 한다. 기초 화장품 외에 얼굴에 바르는 것이 없는 남성일수록 오염된 공기와 먼지에 그대로 노출되므로 더욱 철저한 클렌징이 필요하다. 미지근한 물에 비누보다는 클렌징 폼을 사용해 세안하고 특히 피지가 쌓이기 쉬운 코나 이마, 턱 부분에는 더욱 신경을 써 세안한다. 세안시 반드시 기억할 것은 마지막 헹굼은 찬 물로 해서 모공을 조여준다는 것. 세안 후에는 남성용 에센스나 모공축소용 화장품을 꾸준히 발라준다. 또 일주일에 한번 정도 팩이나 마사지를 통해 모공에 쌓인 각질이나 피지를 제거해준다. 피지 분비를 활발하게 만드는 기름진 음식이나 당분이 많은 음식보다 비타민이 많이 함유된 과일이나 채소를 섭취하면 모공이 확장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넓어진 모공 꽉! 조이는 치료법은?
이미 넓어진 모공이나 심각한 피부 트러블은 화장품만으로 회복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능성 화장품은 단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뿐이다.
모공이 지나치게 늘어나 피지가 많이 배출 되어 일상생황에 지장이 많다면 피부과 전문의에게 찾아가 상담 후 치료받는 것이 좋다. 피부과에서의 치료방법으로는 ▲금침모공축소술 ▲크로스요법 ▲고주파열을 이용한 써마지, 릴랙스F, 프락셀 레이저 ▲피부를 얇게 벗겨내는 필링 등이 있다. 특히 금침모공축소술은 모공에 금침으로 전기자극을 주어 모공벽이 재생되어 살이 차오르게 함으로써 모공이 좁아지게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최대한 정상적인 조직에 손상을 입히지 않고 안정적으로 모공을 축소해준다. 피부 건조증이 없고, 화학 박피술처럼 시술 후 피부가 붉어지고 과민해지는 증상도 없는 것이 특징이다. 치료효과는 피지분비가 점차 줄고, 작은 모공과 큰 모공도 줄게 된다. 치료는 피부의 상태에 따라 1~2주 간격으로 시행할 수 있으며 약 4~5회 정도 치료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크로스요법은 화학적 흉터 복원술로 주로 여드름 흉터처럼 푹 패인 흉터와 넓은 모공 치료에 사용되는 방법이다. 가는 침을 이용하여 넓어진 모공 하나하나에 일일이 TCA용액을 찔러 넣어주는 섬세한 치료법으로 진피층의 섬유아세포를 자극시켜 피부 구성요소인 콜라겐과 엘라스틴의 합성을 유도한다. 즉 새살이 올라와 자연스럽게 모공을 메워주는 것이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도움말 :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
■블랙헤드에 대한 진실과 오해
Q. 블렉헤드, 짜야 할까 말아야 할까?
블랙헤드는 그냥 방치하지 말고 짜주는 것이 좋다. 단, 모공에 붉게 염증이 있을 경우 짜서는 안된다. 블랙헤드를 세균이 많은 손톱으로 짤 경우 모공은 더욱 확대되고, 모공이 손톱에 묻어있는 세균에 감염되어 각종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부과에서 위생적으로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 집에서 짤 경우에는 스팀타월로 모공을 확장한 뒤 면봉을 이용, 짜내야 할 부분을 정확히 집어내어 가볍게 짜낸다. 이때 피부가 벌겋게 될 때가지 짜지 말고 최대한 가볍게 짜야 한다. 각질제거로 모공을 청소한 후 찬물 세안으로 모공을 닫아준다.
Q. 코팩을 하면 오히려 모공이 넓어진다던데?
코팩은 집에서 손쉽게 블랙헤드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코팩을 너무 자주하면 모공이 더 넓어지고 늘어지는 역효과를 볼 수 있다. 코팩은 블랙헤드를 제거해주기도 하지만 코팩을 떼어낼 때 피부자극이 심하기 때문에 너무 자주하면 피부가 늘어져 모공이 더 넓어 보일 수 있다. 때문에 너무 자주 코팩을 하는 것은 금물. 코팩대신 2~3일에 한번씩 딥 클렌징을 해주거나 물로 씻어내는 워시오프 타입의 팩을 해주는 것이 좋다.
Q. 기름 종이로 피지를 닦아내는 것이 좋을까?
얼굴에 피지가 많을 경우 깨끗이 세안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세안을 하기 힘든 경우, 기름종이를 사용해 피지를 제거해 주면 피지가 땀이나 먼지와 뭉쳐 블랙헤드를 생성하는 것을 막아준다. 기름종이를 너무 자주 사용하면 피지가 더 많이 분비된다는 속설이 있는데, 기름종이 사용과 피지분비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기름으로 번들거릴 땐 기름종이로 피지를 제거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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