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은 지난 2005년 제주도와 애경그룹의 공동 출자로 출범해 국내 항공업계에 저가항공사(LCC) 붐을 일으키며 국내 LCC 업계의 맏형 노릇을 했으나 막대한 초기투자가 필요한 항공산업의 특성상 어려움을 겪어온 것이 사실이다.
제주항공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인천-나리타 노선 취항을 흑자전환의 터닝 포인트로 삼고자 했지만 최근 국토해양부의 운수권 배분 결과 나리타 신규 취항권은 에어 부산과 이스타 항공에 결정됐다.
제주항공은 최근 김종철 대표이사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나리타 취항 성사에 대해 높은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던 만큼 운수권 획득 실패에 대한 실망과 충격은 크게 다가왔다. 나리타 취항에 맞춰 신규 기재 도입 등 주요 경영 계획을 세워 놨지만 이번 실패로 인해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제주항공은 이번 운수권 배분에 대해 ‘특혜수준의 배정’, ‘공정하지 못하고 적절치 못한 배분’ 등의 표현을 동원해가며 불복과 재심청구를 검토하겠다며 초강경 대응을 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최근 아시아나 항공이 국토 해양부의 파리 운수권 배분을 놓고 행정심판까지 갔지만 패소했던 사례를 보면 제주항공이 재심을 통해 운수권을 받으려면 어려움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제주항공은 보도자료를 통해 “IOSA 인증(국제항공운송협회 항공운송 표준평가제도)을 받지 않은 항공사와 IOSA 인증이 유보되고 있는 후발 두 항공사에 무슨 기준과 원칙으로 높은 점수를 줘 나리타 노선에 배정을 했는지, 적절치 않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재무적 건전성을 의심받고 있는 항공사에 동북아에서 가장 중요한 노선을 배정했다는 사실도 매우 아이러니하다.”라며 에어 부산과 이스타 항공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제주항공의 날선 반응에 대해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내세우는 것처럼 우리도 많은 준비를 해왔고 운수권을 획득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라며 “기존 대형 항공사들의 틈에서 같이 고생해온 입장에서 타항공사에 대해 헐뜯는 것은 너무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박했다. 이스타 항공은 이르면 5월부터 인천-나리타 노선 운항을 시작하게 된다. 에어부산은 올해 상반기에 부산-나리타 노선 운항을 할 전망이다.
국토 해양부의 운수권 배분은 항공교통심의위원회의 평가에 따라 이뤄지며 안전성, 이용자의 편의성, 항공기 등 기재의 적정성 및 사업의 재정적 기초, 시장개척 기여도 및 노선 활용도, 항공운송사업 효율성 강화, 지방공항 활성도 기여도 등 항목을 평가한다.
전경우 기자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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