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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만추'의 주인공 현빈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
▲ 지금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느끼나.
“개인적으로 욕심일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봐요. 더 좋고 큰 모습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래야겠죠. 연기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 연기적인 부분에서도 지금보다 더욱 발전할 거라 믿고 지금 제 연기하는 모습이 최고라고 할 수 없잖아요.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아직은 아니라고 봐요. 어쨌든 너무 잘되고 있긴 해요. 그래서 불안하기도 해요.”
▲ 군대에 가야한다. 아쉽지 않나.
“20대를 연기하면서 보내고 한 번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딱 서른인것 같아요. 그래서 (군입대를)준비했습니다. 좋은 일들이 생겼지만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아쉬운 점은 연기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는데…. 이 부분은 아쉽지만 배우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 제 모습을 돌아보고 좀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군에 가서 마음이 변할 수는 있지만 오히려 재미있을 것 같아요. 나중에 딴 소리 하더라도. 그래서 지금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촬영장이 많이 그리울 것 같아요. 안성기 선배님이 2년동안 영화 찍는 기분으로 갔다오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큰 어려움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 '만추'를 촬영한 시애틀에서 재미있는 일이 많았다고 들었다.
“낯선 환경을 보면 감독님들 빼고 나머지 스태프들이 외국분들이니까 서로 의지하게 됐어요. 작품을 함께 했던 사이도 아니고 그래서 처음에는 서먹서먹했어요. 나중에 라이브바에서 맥주 한 병 마시면서 공연도 보고 그러면서 친해졌어요. 탕웨이씨랑 보낸 시간도 지금 생각해보면 재밌던 시간으로 생각해요. 미국 스태프들과 영화를 찍었다는 것만으로도 고통이면서 의미있었어요. 12시간 촬영을 한다고 했을 때 저는 괜찮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 한국에서 밤샘 촬영 하는 것이나 하루 12시간 촬영 모두 똑같이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재미있었어요. 시스템도 배우에게 조명이나 촬영감독님이 주문할 수 있는 것도 감독님이나 조감독님을 통하는 게 흥미로웠어요.”
▲ 영어로 대사하는 것이 굉장히 어색하고 어려웠을 것 같다.
“시애틀에 미리 들어와있었던 것도 그런 이유였어요. 캐릭터상 영어를 잘할 필요가 없는데 하다보니 그래선 안되겠더라고요. 어떤 상황에서도 아무 거리낌없이 미국사람과 대화가 가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촬영 들어가기 전 2개월간 시애틀에서 영어 공부를 했어요. 감독님과 탕웨이씨와도 맞춰봤고 현지분이 영어 대사가 어색한 걸 잡아줬고 그렇게 장벽을 넘으려고 노력했어요.”
▲ 탕웨이와는 의사소통을 어떻게 했나. 중국어도 좀 배웠나.
“중국어가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딱히 배운 건 없어요. 우선 영어로 했어요. 속에 있는 이야기나 캐릭터상 공유해야 할 점들을 한국에서 작업한 것처럼 탕웨이와 깊게 하지는 못했어요. 현장 스태프분들이 보충을 좀 해주셨고 그래도 보충이 안된 부분은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는 게 생기더라고요. 눈빛이나 몸짓으로 그렇게 알아나가면서 격차를 없앴어요. 나증에 오랜만에 영화제 때문에 다시 만났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더라. 어제 만난 사람처럼 만나자마자 바로 일상 대화를 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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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만추'의 주인공 현빈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
“모텔 신은 철저하게 리허설을 했던 부분이에요. 감독님 방에서 탕웨이씨와 함께 손짓 하나까지 계산을 하고 촬영장을 나갔어요. 키스신은 촬영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했기 때문에 서로 이해도 됐고 그래서 무리없이 찍었어요.”
▲ 언제부터 멋있던 것이냐는 질문이 많다. 언제부터라고 생각하나.
“드라마 때문인 것 같아요. 모르겠어요. 살 빠진 모습을 좋아하시는 건지. 드라마나 주원이를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전 살 빠진 것을 제외하고는 변한 게 없거든요.”
▲ 일정이 요즘 빡빡하다. 군 입대를 앞두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보내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은 어떤가.
“그럴 수 있는 시간이 며칠은 있을 것 같아요. 조금이나마 쉬는 시간이 있으면 원래는 여행가고 싶었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더라고요. 서울을 벗어나서 여행을 가고 싶긴 한데 어떻게 될 지 모르겠어요. 당연히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15일부터 21일까지 베를린 영화제에 참석해요. 그게 여행이 될 거라고 봐요. 많이 걸어다니고 싶은 마음만 있어요.”
글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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