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토크] 현빈, "군대, 영화 찍는 기분으로 다녀오겠습니다"

지금이 내 인생 최고의 순간 아니길
더 발전하고파… 큰 인기 불안하기도
언어 장벽에 탕웨이와 눈빛으로 소통
12시간 촬영 강행군에도 재밌던 작업
영화 '만추'의 주인공 현빈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모든 인기는 현빈으로 통한다.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 역으로 현빈은 명실상부 최고스타 자리에 올랐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마저도 '주원앓이'에 빠지게 만들었다. 가슴을 치는 대사와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이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스타일리쉬한 모습이 사랑받는다. 더구나 해병대 입대 사실이 공개되면서 인기는 날개를 달았다. 덕분에 현빈이 출연한두 편의 영화도 덩달아 관심지수가 급상승했다. 특히 세계적인 중국 여배우 탕웨이와 함께 한 '만추'는 상업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드롬에 가까운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의 첫 시사회가 열린 10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현빈을 만났다.

▲ 지금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느끼나.

“개인적으로 욕심일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봐요. 더 좋고 큰 모습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래야겠죠. 연기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 연기적인 부분에서도 지금보다 더욱 발전할 거라 믿고 지금 제 연기하는 모습이 최고라고 할 수 없잖아요.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아직은 아니라고 봐요. 어쨌든 너무 잘되고 있긴 해요. 그래서 불안하기도 해요.”

▲ 군대에 가야한다. 아쉽지 않나.

“20대를 연기하면서 보내고 한 번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딱 서른인것 같아요. 그래서 (군입대를)준비했습니다. 좋은 일들이 생겼지만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아쉬운 점은 연기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는데…. 이 부분은 아쉽지만 배우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 제 모습을 돌아보고 좀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군에 가서 마음이 변할 수는 있지만 오히려 재미있을 것 같아요. 나중에 딴 소리 하더라도. 그래서 지금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촬영장이 많이 그리울 것 같아요. 안성기 선배님이 2년동안 영화 찍는 기분으로 갔다오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큰 어려움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 '만추'를 촬영한 시애틀에서 재미있는 일이 많았다고 들었다.

“낯선 환경을 보면 감독님들 빼고 나머지 스태프들이 외국분들이니까 서로 의지하게 됐어요. 작품을 함께 했던 사이도 아니고 그래서 처음에는 서먹서먹했어요. 나중에 라이브바에서 맥주 한 병 마시면서 공연도 보고 그러면서 친해졌어요. 탕웨이씨랑 보낸 시간도 지금 생각해보면 재밌던 시간으로 생각해요. 미국 스태프들과 영화를 찍었다는 것만으로도 고통이면서 의미있었어요. 12시간 촬영을 한다고 했을 때 저는 괜찮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 한국에서 밤샘 촬영 하는 것이나 하루 12시간 촬영 모두 똑같이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재미있었어요. 시스템도 배우에게 조명이나 촬영감독님이 주문할 수 있는 것도 감독님이나 조감독님을 통하는 게 흥미로웠어요.”

▲ 영어로 대사하는 것이 굉장히 어색하고 어려웠을 것 같다.

“시애틀에 미리 들어와있었던 것도 그런 이유였어요. 캐릭터상 영어를 잘할 필요가 없는데 하다보니 그래선 안되겠더라고요. 어떤 상황에서도 아무 거리낌없이 미국사람과 대화가 가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촬영 들어가기 전 2개월간 시애틀에서 영어 공부를 했어요. 감독님과 탕웨이씨와도 맞춰봤고 현지분이 영어 대사가 어색한 걸 잡아줬고 그렇게 장벽을 넘으려고 노력했어요.”

▲ 탕웨이와는 의사소통을 어떻게 했나. 중국어도 좀 배웠나.

“중국어가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딱히 배운 건 없어요. 우선 영어로 했어요. 속에 있는 이야기나 캐릭터상 공유해야 할 점들을 한국에서 작업한 것처럼 탕웨이와 깊게 하지는 못했어요. 현장 스태프분들이 보충을 좀 해주셨고 그래도 보충이 안된 부분은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는 게 생기더라고요. 눈빛이나 몸짓으로 그렇게 알아나가면서 격차를 없앴어요. 나증에 오랜만에 영화제 때문에 다시 만났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더라. 어제 만난 사람처럼 만나자마자 바로 일상 대화를 했던 것 같아요.”

영화 '만추'의 주인공 현빈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 키스신이 인상적이었다.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나.


“모텔 신은 철저하게 리허설을 했던 부분이에요. 감독님 방에서 탕웨이씨와 함께 손짓 하나까지 계산을 하고 촬영장을 나갔어요. 키스신은 촬영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했기 때문에 서로 이해도 됐고 그래서 무리없이 찍었어요.”

▲ 언제부터 멋있던 것이냐는 질문이 많다. 언제부터라고 생각하나.

“드라마 때문인 것 같아요. 모르겠어요. 살 빠진 모습을 좋아하시는 건지. 드라마나 주원이를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전 살 빠진 것을 제외하고는 변한 게 없거든요.”

▲ 일정이 요즘 빡빡하다. 군 입대를 앞두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보내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은 어떤가.

“그럴 수 있는 시간이 며칠은 있을 것 같아요. 조금이나마 쉬는 시간이 있으면 원래는 여행가고 싶었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더라고요. 서울을 벗어나서 여행을 가고 싶긴 한데 어떻게 될 지 모르겠어요. 당연히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15일부터 21일까지 베를린 영화제에 참석해요. 그게 여행이 될 거라고 봐요. 많이 걸어다니고 싶은 마음만 있어요.”

글 한준호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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