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수익 보다 공익성 강화 나선다

‘게임문화재단’ 2기 출범… 사회공헌 사업 본격화
블리자드 참여 의미더해… 대표성·영속성 과제도
김기영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이 게임문화재단 2기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게임업계가 사회와 눈높이 맞추기에 팔을 걷어부쳤다. 산업의 가치를 높이고, 인식개선에 도움을 줄 각종 활동을 준비한다.

업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최근 게임문화재단 제2기 출범식을 가졌다. 재단의 신임 이사장으로는 김종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선출됐다. 이밖에 김기영 게임산업협회 회장(한빛소프트 대표)과 이인화 이화여대 교수 등 총 11명이 이사로 위촉됐다.

제2기 게임문화재단은 교육사업을 비롯해 게임 과몰입 예방상담사업, 사회공헌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학교 및 시민단체와 연계해 게임과몰입을 예방하고, 게임을 건강한 여가문화로 활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김기영 회장은 “단순 수익을 영위하는 업체라는 개념에서 공익성을 가미한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할 발판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공익재단에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계 기업인 블리자드가 참여하기로 결정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해당 기부금을 게임문화재단의 주요 사업 중 사회공헌 분야에 집중 지원하길 바라고 있다. 저소득 계층 학생 및 장애우들에게 개선된 IT 시설과 여가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폴 샘즈 블리자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기부를 통해 한국의 보다 넓은 수혜자들에게 개선된 IT 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게임산업의 질적 향상을 일궈낼 공익재단(게임문화재단)이 2기 출범식을 가졌다. 사진은 참가기업 관계자들이 협약식에 참여한 모습

반면, 운영 시스템면에서는 윤곽이 그려졌지만 풀어야 할 근원적인 문제도 산적해 있다.

특정 기업을 중심으로 채워진 자금이 과연 얼마나 영속성을 지닐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재단 활동에는 엔씨소프트와 NHN 한게임, 넥슨, 블리자드 등 선두권 기업들이 주축을 이룬 가운데, 네오위즈게임즈와 위메이드, CJ인터넷, 엠게임, 액토즈소프트, 한빛소프트 같은 중견 기업들이 ‘소정의’ 금액을 내놓은 형태다.

이처럼 몇몇 기업만이 참여하다보니 과연 게임업계 전반을 대표할 수 있느냐도 의문이다. 이 때문에 현재 사업을 영위하는 이른바 ‘남겨진’ 기업만이 총대를 메야하는 상황적 결과를 초래했다는 주장도 있다.

대형 기업은 ‘의무방어전’을 치르는 모양새가 되고, 중견 기업에는 명분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업 M&A(인수합병) 같은 방식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인물들이 재단 출범에는 관심조차 없다는 현실 탓이다.

이들 중 일부가 게임업계를 완전히 떠나지 않고 관망하거나 지분 참여 등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향후 동참하려는 기업의 의욕마저 저하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중견게임업체 대표는 “참여 기업에 당위성을 설명해야 하는데, 핑계거리만 줄 수 있을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면서 “게임업과 관계하려면 반드시 공익적인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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