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퀄리티 피칭' 세계기록도 넘었다!

한화 이글스의 특급 좌완 에이스 류현진(23)이 퀄리티 피칭 세계기록까지 넘어서며 세계 최고 투수로 우뚝 섰다.

류현진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0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9이닝을 7피안타 1볼넷 2실점(2자책)으로 막고 올시즌 2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피칭(선발 6이닝 이상에 3자책점 이하 투구)을 기록했다. 올해 23경기에 나와 모두 퀄리티 피칭을 작성한 것이다. 아울러 지난 시즌을 포함하면 29경기 연속 퀄리티 피칭이었다.

한 시즌 23경기 연속 퀄리티 피칭은 100년 역사가 넘은 미국 메이저리그의 기록까지 넘어선 대기록으로 평가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968년 밥 깁슨(세인트루이스)과 2005년 크리스 카펜터(세인트루이스)가 각각 달성한 22경기가 최다였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퀄리티 피칭 기록을 따지지 않는다. 따라서 류현진의 23경기는 ‘한시즌 최다 연속 퀄리티 스타트 피칭’ 세계신기록인 셈이다. 또한 29경기 연속 퀄리티 피칭도 메이저리그의 26경기를 넘은 세계신기록이다.

퀄리티 피칭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차원에서 공식 기록 집계를 하는 부문은 아니다. 하지만 좋은 선발 투수가 갖춰야할 최고의 덕목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류현진이 특급 선발 투수로 다시 한번 인정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류현진은 ‘괴물 투수’라는 별명답게 엄청난 호투를 보여줬다. 최고 150㎞에 달하는 강속구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삼진도 8개를 빼앗았다. 9회말까지 단 두 점으로 막고 연장 승부로 몰고갔으나 10회초 한화가 점수를 올리지 못하면서 아쉽게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결국 2-2 무승부로 끝났다.

그러나 15승4패로 다승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기록까지 넘어서면서 올시즌 목표로 하고 있는 ‘한시즌 20승과 한시즌 전경기 퀄리티 피칭’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류현진은 앞으로 6번 정도 더 마운드에 설 기회가 있을 전망이다. 쉽지 않겠지만 막판 집중력에 따라 20승 돌파도 바라볼 수 있다.

류현진은 “기록을 세워서 너무 기쁘다. 기록을 특별히 의식을 하지는 않았다. 주자가 나가도 한 점도 안 준다는 생각으로 던진 것이 효과를 봤다”며 “나와 함께 세계기록을 세운 (이)대호형이 너무 잘하고 있다. 이번에는 연말 시상식장에서 내가 꽃다발을 줘야할 것 같다”며 웃었다.

잠실=배진환기자 jba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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