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더크로스 김경현 “무명생활 힘들어도 10년은 해봐야죠”

2000년대 초중반 가요계에는 남성 보컬 그룹이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며 트렌드를 주도했다.

SG워너비를 비롯해 V.O.S, 먼데이키즈, 더크로스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모두들 출중한 노래실력으로 무장해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중 더크로스는 2003년 데뷔 후 2005년부터 멤버 1인을 교체한 후 2007년 ‘사랑하니까’로 마니아팬층을 충분히 확보하며 입지를 굳건히 했다. 2인조인 더크로스는 현재 활동을 쉬고 있다. 멤버 이시하가 지난해 군에 입대했기 때문이다. 나머지 멤버 김경현도 오는 11월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 최근 김경현은 군 입대 전 막바지 활동에 열심히다. 가수란 그런 열정을 소유한 이들이지만 김경현의 노력과 열정은 더욱 돋보인다. 최근 ‘미안해요...괜찮나요?’란 타이틀곡을 담은 디지털 싱글앨범을 발표한 것.

“군 입대를 기다리면서 마지막 불꽃을 불태우려고 해요. 사실 제 개똥철학이 무명 10년은 해봐야 한다에요. 강한 사람이 오래가는 게 아니라 오래 가는 사람이 강한 거예요. 이번 음반도 홀로 남았지만 음악 활동은 멈추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전주 출신으로 전북대학교 물리교육과 재학 중이던 2002년 동두천 록 페스티벌에 학내 밴드 싱건지로 참여해 입상하면서 고음처리가 훌륭해 워너뮤직에 발탁됐다. 데뷔를 준비하다가 소속사를 옮기면서 2005년 더크로스의 교체 멤버로 영입돼 2집 앨범부터 활동하게 된다. 그러다가 군 문제로 먼저 솔로로 나서게 된 것이다.

‘미안해요...괜찮아요’는 지난해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에 삽입된 이수영의 ‘여우랍니다’를 작곡한 작곡가 이택승이 곡과 가사를 썼다. 아름다운 피아노 반주에 록발라드 느낌이 나는 잔잔한 곡이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에 김경현의 남성적인 고음이 돋보인다. 또 다른 수록곡 ‘가지말라고’는 저음과 고음이 모두 가능한 김경현만의 목소리 매력이 뚜렷한 작품이다. 역시 멜로디가 아름다운 록발라드다.

“제 태생이 록이니까요. 그래도 한국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록 발라드가 제 음악의 특색이에요. 나중에 시하 형이 제대하고는 다시 더크로스로 활동할 거예요. 지금 작사를 공부 중인데 워낙 시하 형이 모든 곡을 작곡해와서 저도 한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함께 해야죠.”

앞서 2000년대 초중반을 함께 활동한 남성그룹들은 노래는 히트시켰지만 지금의 아이돌처럼 음악 외의 재능이나 끼는 크게 발휘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이는 그 만큼 이들의 음악적 열정이 크다는 의미다. 더크로스나 김경현도 마찬가지다. 그런 면에서 김경현의 다음과 같은 발언은 앞으로 이들의 음악적 방향도 함께 가늠해볼 척도가 될 것이다.

“전 공연쟁이가 되고 싶어요. 콘서트도 말보다 음악으로 할 계획이에요. 요즘은 관객 한 명만 있어도 무대에 오를 수도 있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어요. 음반도 마찬가지에요. 유행보다는 소장가치가 있는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어요.”

2000년대 대중음악을 회고할 때 과연 몇십년이 흘러도 많은 이들의 귀에 남을 음악은 몇 곡이나 될까. 그의 음반을 들어보면 답을 알 수도 있다.

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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