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되면 유난히 가을을 타는 남자들은 외로움을 느끼는데, 지난 가을 코스모스 핀 화단가에 귀뚜라미 소리가 낭랑하게 들려오던 즈음 40대 후반의 청각장애인 S씨가 친구와 함께 찾아 왔다. 친구가 옆에 앉아 수화로 통화를 해주는데 사주를 보니 토끼띠생 12월 경오일주(생일)이며 부부궁에 축오(丑午) 원진살(원수지듯 지내는 흉함)이 있으며 시주(태어난 시간)에는 백호살(흉한 오행)이 자리를 하고 있다.
“아내와 불화가 많은데 궁합이 안 맞아 그런지 봐주세요.” 젊은 사람도 아니고 살만치 살아 왔는데 궁합을 봐 달라고 하니 문제가 있는 것이다. 부인도 청각장애인인데 사주가 양띠생으로 6월생 기토(土)사주이며 부부자리에 충(때려맞는 나쁜 오행)을 당하고 있으며 역시 시주(태어난 시간)에 백호살이 자리를 하고 있어서 서로 말년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사정을 들어보니 자기 부인을 의심하고 있어서 방황하고 있다. 결혼 전에는 남편에게 잘 해 주었는데 애를 낳고 키우는 지금은 남편에 대한 존경심도 없고 다른 남자가 있는 것처럼 속이는 일이 많다. 결혼 전에는 서로 장애가 있는지라 이런 여자라면 평생 자기 하나만을 사랑해주면서 바람 안 피우겠지 하고 결혼을 했는데 살아보니 영 아닌 것 같다.
“지금 뭔가를 속고 있는 거 같다고, 계속 같이 살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요.” “서로 원수지듯 지내지만 헤어지지도 못하는 운명인데 한때의 시련이므로 극복하며 사십시오. S씨가 현재 오해하고 있으며 잘못된 의심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S씨는 원래 자존심이 강하고 의심이 많은 편이며 자격지심으로 인하여 자기 자신에게도 엄격하고 남에게도 그런 점을 요구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네, 자기가 대체로 그런 점이 있다고 하네요.” 친구가 옆에서 거드는 말이다. “그런데 부인이 왜 의심 가는 짓을 하는지요.” “그건 부인의 생활 방법으로 나타난 현상일 뿐 불륜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니 안심하십시오.” 부인은 성격이 곧고 좀 과격한 면이 있는 것은 남편과 같은데 정직한 대신에 외로움을 많이 느끼며 살고 있기 때문에 남편이 감싸줘야 한다. “두 분은 평생의 인연이며 해로할 사람이므로 믿는 마음으로 편하게 지내세요.”
“서로 의심 안하고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건강보조 식품과 건강보조 기구 가게를 열어서 같이 장사를 하게 되면 의심하는 것도 없어지고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없겠습니다.” 그 후 몇 달이 지나서 S씨가 건강보조 식품과 의료보조기구 가게를 부부가 함께 개업했으며 사이도 좋아지고 주위의 장애인들이 도와줘서 장사도 잘된다고 하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였다.
살아가며 겪는 갈등이나 문제는 누구나 다 대등소이하다. 사람은 자기의 단점을 알고 고쳐가는 것이 불행을 막는 방법이 된다. 모든 것을 나로부터 시작을 해서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남의 탓만 하다보면 계속된 오해와 그릇된 판단으로 일을 그르칠 수 있는 것이다. 적절한 조언을 해줬어도 본인이 취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다행히 S씨는 겸허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필자의 조언대로 실행하여 순간의 화를 조절했으니 백호살과 부부간 원진살을 슬기롭게 넘기게 되었다.
김상회 역학연구원장
www.saju4000.com, 02)533-8877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