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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속으로' |
이달 개봉했거나 개봉을 앞둔 두 편의 한국 영화가 논란의 중심에 오르면서 대중의 폭넓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71명의 학도병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포화속으로’와 한국의 대표 고전소설인 ‘춘향전’을 뒤집은 ‘방자전’이 그 주인공. ‘포화속으로’는 영화가 추구하는 방향이나 소재와는 동떨어진 논란에 휩싸였고 ‘방자전’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반발하면서 논란을 겪었다.
먼저 16일 개봉하는 ‘포화속으로’는 지난달 말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아태연구소가 주최한 공식상영회에서 첫 선을 보이면서 영화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일본해(Sea of Japan)’라는 표기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이는 순전히 오해에서 빚어진 것이었다. 문제의 장면은 제작진이 영화 도입부에 한국전쟁에 대한 소개가 필요해서 전쟁 발발 당시의 해외 신문들의 보도 지면을 넣었다.
그러나 상영회 일정을 맞추려 하다보니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이를 지나친 게 화근이었다. 문제의 장면을 본 현지 관객이 상영회가 끝나고 이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이같은 사실이 국내에도 알려지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독도와 동해 관련 문제가 국민정서상 워낙 민감하다보니 영화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데도 논란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결국, 제작사와 배급사 모두 공식 사과했고 이재한 감독도 지난 3일 오후 2시 서울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포화속으로’ 언론 시사회에서 “영화 마무리 작업을 하면서 스탠퍼드 대학교 상영회 준비에 소홀했다”며 “모두 감독인 내 책임이다.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조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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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자전' |
이미 개봉해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는 ‘방자전’은 춘향의 뜻을 기리는 남원 지역단체 춘향문화선양회의 성명서 한 장으로 논란의 도가니에 빠졌다. 이 단체는 지난 3일 성명서를 통해 “‘방자전’이 세계적인 고전으로 자리잡아가는 작품을 영화로 모독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영화 상영 중단까지 요구하며 영화 제작사인 바른손에 항의방문했다. 바른손과 공동제작사인 시오필름은 4일 “전혀 원작을 훼손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방자전’은 ‘춘향전’이 사실 이몽룡과 춘향이 아니라, 방자와 춘향의 이야기를 각색한 것이라는 독특한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이 때문에 관객들로부터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고전을 어디까지 각색할 수 있는 것이냐는 문제 제기가 이번 논란으로 이뤄진 셈이다. 오히려 고전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다시 한 번 고전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방자전’의 한 관계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논란이었다”면서 “실제 그런 의도를 갖고 영화를 만들리가 없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어찌됐든 두 영화는 예기치 않은 논란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덕분에 영화의 흥행에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제작사나 홍보사 입장에서 이러한 논란들이 달갑지는 않겠지만 흥행이라는 측면에서는 순기능을 발휘하고 있어 이채롭다.
스포츠월드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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