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뭐지?’ 호기심 유발 티저광고 열풍

비즈업계 회사·상품명 가린채 홍보… 삼성카드 선두주자
“소비자 마음·행동 이끌어 효과적” 작년부터 꾸준히 늘어
김연아와 오셔 코치가 등장한 삼성 하우젠 에어컨 광고.
지난 2일 오후 기자가 찾은 서울 태평로에 위치한 삼성카드 본사. 이 건물에는 ‘Why not?’이라는 문구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인근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 곳곳에도 ‘Why not?’ 포스터가 게재돼 행인들의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있었다.

 이는 최근 삼성카드가 티저 광고로 진행하는 ‘Why not?’ 캠페인의 일환이다. 삼성카드의 사례처럼, 최근 비즈업계를 중심으로 ‘티저 광고’ 열풍이 불고 있다.
삼성카드의 ‘Why not?’ 캠페인, 황정음 편.

 ‘티저 광고’는 회사명과 상품명을 밝히지 않고 호기심과 구매의욕을 유발시킨 뒤, 일정 시점 후에 베일을 벗기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시켜 강한 영향력을 갖게 하는 광고 수단이다.

 선두주자는 앞서 소개한 삼성카드로, 이 회사는 최근 ‘Why not?’ 캠페인으로 티저 광고를 방영하고 있다. 이 광고에는 한번도 자신보다 이쁜여자를 본적 없는 하리수, 한번도 소개팅에서 차여본적 없는 황정음, 한번도 선탠해본적 없는 김건모, 한번도 옷입고 잔적 없는 김현중 등이 등장한다. 
롯데카드의 티저광고, ‘성씨 마케팅’.

 삼성카드 관계자는 “이번 티저 광고는 사람들이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삼성카드가 꼭 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제작했다”며 “한 번도 본적 없는 혁신적인 카드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달 삼성카드 브랜드를 알리는 본편 광고는 물론, 오는 5∼6월께 관련 상품과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티저 광고를 통해 업계 관계자들은 사뭇 ‘삼성카드의 변신’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삼성카드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자제하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간 잠잠했던 삼성카드의 본격적인 마케팅 행보가 물꼬를 텄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특히, 최도석 삼성카드 부회장이 올 신년사에서 “미래를 위한 새로운 시장·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며 “시장과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어 이러한 추측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카드업계의 티저광고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져왔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지난해부터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 ‘비움의 미학’ 광고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국회의사당역 벽면의 모든 광고판을 비우고, 광고판 구석에 작은 상징 이미지와 기업 로고만을 새긴 티저형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비움의 미학’ 광고 프로젝트

 또 롯데카드는 이색 티저광고, ‘성씨 마케팅’을 펼친 바 있다. ‘DC플러스 카드’의 ‘디씨’를 본관이 대한민국인 ‘대한민국 디씨’로 창씨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성씨를 모티브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김연아도 티저 광고의 주인공이다. 금메달 획득 이후, 올초 선보인 삼성 하우젠 에어컨 티저 광고가 다시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광고에는 김연아와 오셔 코치가 등장하는데, ‘007’ 영화 예고편에서 들을 수 있는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김연아와 오셔 코치의 다채로운 연기가 담겨있다. 이 광고는 김연아의 금메달이 확정된 직후, 김연아가 메달을 목에 걸고 있는 광고로 바뀌면서 그 실체를 드러냈다.

 최근 일고 있는 티저 광고 열풍에 대해 광고업계 관계자는 “티저 광고는 단순 홍보 수단을 넘어 타 커뮤니케이션 툴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라며 “이는 소비자의 마음과 행동을 이끄는 만큼, 더욱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월드 정정욱 기자 jja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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