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어린이에게 새 생명… SK홈런은 ‘아름다운 윈-윈’

‘사랑의 대포가 쉴새없이 터졌다’

프로야구 SK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이 열린 14일 문학구장은 SK 타자들이 연신 쏘아올린 홈런 탓에 자욱한 포연으로 뒤덮혔다. 1회 선두타자 박재홍이 솔로홈런으로 불씨를 지피자 5번 최정이 뒤를 이었다. 이어 3회(박정권, 박재상)와 5회(박재상, 정상호) 각 2개씩의 홈런이 터져 5회까지 모두 6개의 대포가 불을 뿜었다. 상대 두산 선수단과 3루측 두산 응원단의 표정은 사색이 됐지만, SK 선수단과 응원단, 그리고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은 기쁨의 환호성을 내질렀다.

SK 선수들의 홈런에 환호성을 내지른 이들은 다름 아닌 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과 그 가족들. SK가 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두고 올해 정규리그서 ‘세종하트존’을 운영했던 심장혈관전문 세종병원과 함께 특별한 이벤트를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SK와 세종병원은 이날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SK선수들이 홈런을 날리는 갯수 만큼 심장병 환아에 대한 무료수술을 시켜주기로 하는 ‘사랑의 홈런’ 이벤트를 내걸었다. 때문에 이날 SK 선수들이 날린 홈런이 심장병 환아와 그 가족들에게는 마치 행복으로 안내하는 신호탄처럼 여겨졌던 것. SK와 세종병원은 정규리그에는 좌측 외야에 설치된 ‘세종하트존’을 넘어갈 경우에 무료 수술을 시행해 총 6명의 어린이가 새 생명을 찾았다. 그런데 이날은 ‘SK선수들이 치는 모든 홈런’으로 규정을 확대했다.이로 인해 심장병 환아들은 더 많은 무료수술 기회를 얻게 된 것. 말하자면, ‘아름다운 윈-윈’인 셈이었다.

좋은 뜻이 함께 담겨서였을까. 이날 SK 타자들은 무서운 기세로 홈런포를 쏟아내며 5회까지 6개의 대포를 날렸다. 덕분에 6명의 어린이가 새 생명을 얻게 됐다. 올해 정규리그 전체를 통해 시행한 무료수술과 같은 숫자다. 수술 형태에 따라 1000만원에서 1500만원가량 드는 수술비용은 세종병원이 전액 부담키로 했다. 그래서 총 12명의 환아에 대해 최대 1억8000만원의 비용이 든다. 그러나 어린 생명을 살린다는 취지에 비추면 비용은 작은 문제다. SK와 함께 이같은 ‘사랑의 홈런’ 이벤트를 연 세종병원 박영관 회장은 “홈런 한 방으로 꺼져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보람되고,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문학=스포츠월드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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