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스라이프 웅진코웨이”

단맛 ‘코코넛 필터’ 벌레떼 운집
“탱크는 문제없다” 해지도 거절
바퀴벌레가 알을 까 놓은 웅진코웨이 정수기 모델명: P-Q7QL. 작은사진은 운집한 알을 까놓은 부분을 확대한 모습.
‘집안에 바퀴벌레가 갑자기 늘어났거나 바퀴벌레 해충약을 썼지만 좀처럼 벌레가 줄지 않는다’면 한번쯤 정수기 속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집안의 정수기 내부는 바퀴벌레가 번식하기 좋은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바퀴벌레는 어둡고 습하며 21∼38도 정도의 따뜻한 곳을 선호하는데 항상 물을 담고 있는 정수기는 모든 조건을 충족한다. 더구나 정수기 안의 콤프레서가 작동하면서 열을 내기 때문에 온도가 높아져 바퀴벌레가 살기에는 안성마춤이다.

정수기중에서도 특히 웅진코웨이(대표 홍준기) 제품은 ‘벌레 논쟁’에서 빠지지 않는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 지식iN’을 검색하면 유독 웅진코웨이 정수기에 바퀴벌레나 개미가 많이 산다는 지적이 많다. 이 브랜드가 시중에 가장 많이 팔린 것도 이유가 되지만 웅진코웨이 정수기에 사용되는 필터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정수기에는 냄새 제거 및 물맛을 개선하기 위해 ‘필터’를 기본으로 장착하는데 웅진코웨이의 필터는 콜베이스(석탄) 성분이 들어가는 타 브랜드와 달리 단맛을 내는 코코넛 껍질(야자 계열)이 사용된다. 이로 인해 바퀴벌레나 개미 등이 정수기 주위에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웅진코웨이 측은 “물맛을 좋게 하기 위해 코코넛 껍질 성분이 들어 있는 필터를 쓰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생산하는 제품에는 바퀴벌레 등이 생기지 않도록 보완 조처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이 제품을 개선을 했다지만 정작 소비자는 이같은 사실을 여전히 모른다는 것도 문제다. 이미 2년전에 웅진 제품을 들여놓은 소비자들은 바퀴벌레가 발견돼도 여전히 정수기 내부에 바퀴벌레 약을 놓아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정수기속에 바퀴벌레가 이미 알을 까놓았다면 아무리 약을 놓아도 바퀴벌레가 계속 기승할수 밖에 없다.

최근 만난 한 웅진코웨이 A/S 기사는 정수기에서 바퀴벌레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아예 차량에 바퀴벌레 약을 휴대하고 있었다.

이때 회사측의 대응 방식은 소비자의 불만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소비자가 정수기 내부에 바퀴벌레가 기생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계약해지를 요구하면 대리점측은 물이 들어 있는 물탱크 쪽은 벌레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위생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오히려 소비자가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며 부담을 떠넘긴다.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와 같은 웅진코웨이의 대응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웅진코웨이 반대 카페’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회원은 “정수기안에 살고 있는 개미떼를 보고 ‘정수기속 벅스라이프’를 연상했다. 그러나 대리점측은 소비자가 교체를 원할 경우 소비자는 물론이고 담당 코디도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며 해지요구를 무마하려 했다”며 “깨끗한 관리를 위해 코디를 두고 꼬박꼬박 돈을 받아챙기면서 정작 벌레가 끼는 이유를 사용자의 관리소홀로 돌리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웅진코웨이 측은 “소비자가 계약 해지시 회사가 코디가 일부 위약금을 부담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제품 자체에 하자가 있으면 위약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경우에 따라 이미 지불한 렌털요금을 환급하기도 한다”고 답했다.

스포츠월드 류근원 기자 stara9@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