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사주산책]데뷔 41주년 맞은 가수 정훈희 (辛卯生)

빼어난 가창력 “한국의 다이애나 로스”
“ 가수 정훈희는 추억의 스타지만 현재진행형이다. 인터뷰에 응한 날에도 모 방송국의 아침방송 패널로 막 방송을 마치고 나오는 중이었다. 화면보다 실물이 보기 좋았고 예사스럽게 카메라에 포즈를 취하는 자신감을 비췄다. 신묘생의 이 사람은 아마도 여고 시절 처음 무대에 섰을 때나 국제가요제에서 열창했을 때나 별반 두려움을 갖지 않았을 법하다.

가시나 쪼깐한 게 건방질 정도로 노래 잘하네.” 당대 최고의 작곡가이던 고 이봉조씨가 17살 정훈희의 노래를 듣고 처음 던진 말이다. 1967년 정훈희의 데뷔앨범은 발매 즉시 재발매를 거듭하며 무려 40만장이 팔려나갔다.

이 해는 정미(丁未)년으로 장성(將星)과 화개(華蓋)가 합작한 시점이라 연예 재능을 과시하고 널리 인정받기에 적기로 단박에 스타덤에 오른 것이다. 비음의 미성을 지닌 아름다운 소녀는 1960년대 말에 데뷔해 1970년대에 전성기를 구가했다.

1970년 42개국이 참여한 일본 도쿄 야마하 가요제에서 ‘안개’로 입상했으며 이듬해 그리스 국제가요제에서는 ‘너’라는 곡으로 아시아에서 일본을 제치고 유일하게 수상했다. 1972년에 또 한 차례 도쿄 야마하에서 ‘좋아서 만났지요’로 가수상을 수상했고 1975년 칠레 가요제에서는 ‘무인도’로 3위에 입상, 최고가수상을 동시에 받았다.

이 곡들은 모두 작곡가 이봉조가 썼다. 한 마디로 1931년 신미(辛未)생과는 찰떡궁합이었던 셈이다. 본래 토끼띠는 양띠와 이상적인 인연 관계가 되기 쉽다. 1975년 겨울 갑자기 몰아친 대마초 파동에 연루된 후 이듬해 해금되었지만 TV에 나올 수 없었고 이후의 재기무대도 별반 성공적이지 못했다. 
가수 정훈희가 김상회 원장으로부터 운세설명을 듣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조관우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시킨 ‘꽃밭에서’는 그녀의 오리지널 곡이다. 그녀는 바로 이 곡으로 1979년 다시 참가한 칠레가요제에서 입상했고 이때 최고가수상을 받았다. 이 해가 공교롭게도 기미(己未)년이다. 이래저래 그녀는 미년(未年), 양의 해만 돌아오면 어김없이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당대의 국민 여가수 정훈희는 1980년 록 밴드 ‘라스트찬스’의 리더인 김태화와 약혼하며 세인의 화제를 모았다. ‘라스트찬스’는 1970년대 가장 강렬한 하드록 밴드라는 전설을 남긴 그룹이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음악활동을 재개, 1989년 둘째 아이 만삭상태에서 듀엣으로 녹음한 ‘우리는 하나’를 내놓았다.

기사(己巳)년은 역마(驛馬)가 발동한 시기로 치밀한 준비가 이루어지기 힘든 때다. 힘만 들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보기 쉬운 해다.

1978년 ‘꽃밭에서’를 마지막으로 독집 앨범은 나오지 않다가 2008년 무자(戊子)년에 40주년 기념앨범을 발매했다. 도화(桃花)가 움트는 해에 무려 30년 만의 독집을 냈다. 여전히 녹슬지 않은 가창력, 정확한 음을 바탕으로 빼어난 고음구사를 접하면 ‘한국의 다이애나 로스’로 통한 이유를 자연 알게 된다.

향후의 운기는 어떠한가. 현역 가수로의 대미는 2015년 을미(乙未)년으로 장식할 전망이다. 그러니 뜨거운 열정이 당분간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을 듯싶다.

글 김상회 김상회역학연구원장

사진 스포츠월드 전경우 기자

◆가수 정훈희는…

올해로 데뷔 41주년을 맞은 대형가수다. 현재 가수 협회 수석 부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1967년 ‘안개’를 시작으로 ‘꽃밭에서’ ‘무인도’ ‘빗속의 연인들’ ‘꽃길’ 등 주옥같은 곡들을 불렀다.
17살 여고 1학년생이었던 그녀는 1967년 여름 노래를 부르고 싶어 무작정 상경해 무대에 섰다.
정훈희는 가수로는 최초로 국제가요제에 출전한 제1회 도쿄국제가요제에서 데뷔곡을 열창해 ‘월드 베스트10’에 입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국내 최초의 국제가요제 수상자로 등극한 그녀는 이후 1979년의 칠레 국제가요제에 이르기까지 무려 여섯 번이나 국제가요제에 입상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지난해 데뷔 40주년을 맞아 기념음반을 내고 쇼케이스를 여는 등 여전히 왕성한 활동력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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