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럿이서 함께 하는 록그룹에서 음악적 견해 차이로 탈퇴했는데 솔로로 나서니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당시 가수로서의 능력뿐 아니라 예능 자질까지 제작사에서 요구하니 지우로서는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 결국 2000년대 초반 지우는 일체의 가수 활동을 접었다. 스스로 가요계에서 가수로 활동하기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말았다. 하지만 음악은 그에게 버릴 수 없는 것이었나보다.
이후 지우는 음악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게 된다. 먼저 뮤지컬 배우다. 2000년 ‘지저스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예수 역을 시작으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역시 주인공인 베르테르 역으로 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뮤지컬은 가요와는 전혀 달랐다.
“뮤지컬은 연기도 그렇고 노래부르는 창법 자체가 대중가요와 달랐어요. 저에게 대중음악은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도 중요했거든요. 그래서 정말 값진 경험이었지만 뮤지컬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가수는 포기했지만 대중가요에 대한 그의 애정은 떨쳐낼 수 없었던 것이다. 지우는 이지훈이 데뷔하던 시절 보컬 트레이너로 일했던 경험을 십분 살려서 이수영을 비롯해 아이비, 리즈 등의 보컬 교사로 활동한다. 또 음반 프로듀서로 이기찬의 ‘미인’, 이수영의 ‘단발머리’ 등의 앨범을 제작하면서 가요계와의 인연을 이어오게 된다. 다시 가수로 앨범을 준비하게 된 것은 단순한 깨달음 때문이었다.
“내 시간들이 이렇게만 끝나나 싶더라고요. 그 순간 무언가를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는 것은 오만이라는 깨달음이 다가왔어요.”
이제 20대 시절 처음 가수로 데뷔하면서 가졌던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은 없다. 그저 노래에 대한 애정 하나로 지우는 이번에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살린 곡들을 써서 담았다. 타이틀곡 ‘기약’과 ‘세번째 안녕’, 그리고 아이비에게 가사를 써줬던 ‘사랑아 어떻게’까지 3곡을 수록한 이번 디지털 싱글은 이달 중순경 발매된다. ‘
스포츠월드 글 한준호, 사진 김창규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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