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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기 멤버 탁(위)과 무웅 (아래)이 재미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배치기는 이번 앨범에서 전체적인 프로듀싱을 담당하며, 자신들만의 색깔을 녹여냈다. 요즘 트렌드인 기계음을 배제하고 브라스밴드를 동원해 최대한 리얼한 악기 소리를 담았다. 또한 배치기의 힘들었던 무명시절을 담은 타이틀곡 ‘No.3(넘버3)’를 비롯, 멤버 탁의 아픈 어린시절을 이야기한 ‘일곱살 인생’ 등 가사에 탁과 무웅 두 멤버의 경험담을 적었다.
특히 ‘No.3’는 배치기가 스스로를 3류로 칭하며 이 시대 모든 3류 인생들에게 힘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곡이다. ‘벌써 눈칫밥만 세끼째 / 아직도 미운 일곱살의 털이 박힌 채 살아내고 있어 / 내 인생 카드 돌려막기 같아도 죽지 않아 인생’의 가사처럼 배치기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음악을 향한 꿈을 키웠다.
“우린 직접 느끼지 않은 것은 못해요. 그래서 가사에 미사여구는 거의 없어요. 집에서 미운 털이 박히고, 일자리도 없고, 여자친구에게도 차이고, 미래가 없다고 낙담했던 일 모두 바로 우리에게 일어난 이야기죠.”

배치기는 타이틀곡을 설명하며 무명시절의 아픈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함께한 지도 어언 10여년이 흘렀다는 탁과 무웅은 힘들어도 음악을 포기할 수 없어 서로를 의지하며 지금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무명 시절 중 3년 동안 클럽 공연을 할 때 유료 관객수가 4명을 넘어본 적이 없었어요. 어떤 때는 한 명도 없었죠. 막장까지 간다고 느꼈을 때는 음악을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들었어요. 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어도 결국 음악이 너무 좋아서 포기할 수 없었죠.”
물론 이젠 모두 과거의 이야기다. 현재의 배치기는 더이상 3류 인생을 살고 있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배치기의 이름을 알고, 그들의 음악을 사서 듣는 인기가수다. 이번 3집 타이틀곡 ‘No.3’도 각종 온라인차트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배치기는 현재도 자신들을 스스로 3류라고 칭했다. 그리고 그들은 앞으로 정상의 자리에 올라도 이런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스스로는 아직도 그 때의 피해의식이 너무 크게 남아있어서라고 하지만, 정상의 자리에서도 변하지 않겠다는 겸손함이 느껴졌다.
배치기는 오는 8월30일 서울 멜론 악스에서 두번째 단독콘서트를 갖는다. 물론 이번엔 옛날과 달리 공연장이 배치기를 향해 열광하는 팬들로 가득찰 것이다. 화려하진 않아도 있는 그대로 솔직한 음악을 들려주는 배치기의 열정을 향해서 말이다.
스포츠월드 글 탁진현, 사진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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