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 연예계 엿보기]카멜레온 같은 연기력 ‘포스’ 스크린서도 활짝

●영화 ‘방울토마토’ 신구
2002년에 할머니와 손자의 귀(?)막힌 동거로 큰 흥행몰이를 했던 ‘집으로’가 있었다면 2008년도에는 할아버지와 손녀가 만나 ‘방울토마토’라는 잔잔한 결실을 맺었다. 국민 할아버지 신구와 국민 손녀 김향기의 묘한 조합은 보통 영화에서 보여지는 최고 남녀 배우들의 조합만큼이나 흥미롭고 재미있는 캐스팅이 아닐 수 없다.

아역배우 김향기야 보기만 해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지만 나이 지긋한 신구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 역시 김향기 못지않다. “니들이 게맛을 알어”, “4주 후에 뵙겠습니다” 등 배우로서는 드물게 최강의 유행어를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캐릭터 배우 신구. 지치지 않는 연기 열정으로 쉽게 달아오르거나 꺼지지 않는 뚝배기 같은 배우로 손꼽힌다. 희망을 상징하는 영화 ‘방울토마토’는 철거 직전의 판자촌에서 폐휴지를 모으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한 할아버지와 그의 손녀와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메말라 있는 현대인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모를 대신해 손녀를 돌보는 할아버지 신구는 불쌍한 손녀를 마음 깊이 사랑하지만 겉으론 괴팍하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일관한다. 신구만이 표현할 수 있는 관록있는 연기로 그의 복잡 애절한 감정이 애잔하게 느껴진다. 절망적인 상황이 펼쳐지지만, 신구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와 함께 김향기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더해져 보는 이로 하여금 잔잔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영화다.

사실 ‘방울토마토’가 주목 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신구의 첫 번째 스크린 주연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제 그가 연기하지 않은 배역도 거의 없을 듯한데, 안타깝게도 아직 멜로 연기를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언제나 화제를 뿌리고 있는 신구이니 만큼 언젠가 그만의 독특한 멜로 연기를 펼치지 않을까 싶다.

연극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신구는 수많은 TV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다양한 연기 활동을 펼쳐왔다. 시트콤부터 정통극까지 그의 이름처럼 ‘신구세대’를 아우르며 거의 반세기 동안 연기자로 살아온 것이다.

드라마 사상 최고 유행어로 자리매김한 “4주 후에 뵙겠습니다.”라는 멘트는 드라마의 재미를 넘어 실제로 이혼을 앞두거나 급히 문제를 처리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은연중 여유와 인내를 심어주기도 해 신구의 막강한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게 한다.

카멜레온 같은 연기력과 나이를 잊게 만드는 지칠줄 모르는 파워, 그리고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을 가지게 만드는 신구만의 특별한 포스.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의 빛나는 모습을 보기 원하는 것은 비단 필자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평생 연기자로 외길 인생을 살아온 신구. 시트콤의 달인에서 CF의 달인까지 앞으로도 멈추지 않는 연기 열정으로 건강하게 오래도록 함께해주길 희망한다.

㈜MTM / 서울종합예술학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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