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주현, “나는 가능한 것만 꿈꾼다”


 이제 옥주현에게서 소녀 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성숙한 여인으로 변신한 옥주현은 소녀그룹 핑클 시절의 모습을 완전히 벗고 뮤지컬 배우나 다이어트 전도사로서 또다른 모습을 선보이며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업인 가수는 옥주현에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다. 소속사 이전 후 단단히 별러왔던 3집 정규앨범 ‘리마인드(Remind)’를 최근 발표한 옥주현은 각오도 남달랐다.

 “앨범 타이틀 ‘리마인드’가 ‘상기하다’란 뜻이잖아요. 정말 오랜만에 가수로 복귀했으니 스스로를 상기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담겨있어요. 제 앨범을 기다려주신 팬들 여러분을 위해서라도 더욱 채찍질을 해야겠다고도 생각했고요.”

 당초 지난해 5월에 발매 예정이었던 옥주현의 새 앨범은 그 동안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발표가 미뤄져왔다. 뮤지컬 ‘시카고’ 출연과 곡 선정 문제 등 여러 일정들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앨범 발표 시기가 계속 연기돼왔던 것. 이 때문에 옥주현 역시 상당히 답답했단다.


 “뮤지컬에 캐스팅되고 나서는 가수 활동을 접어야 했어요. 또 새롭게 옮긴 소속사와 처음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곤란을 겪기도 했죠. 하지만 어쨋든 제가 원하고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악 스타일로 이번 앨범이 꾸며지게 돼 지금은 무척 만족스러워요.”

 타이틀곡 ‘허니(honey)’를 비롯해 총 12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을 통해 옥주현은 자신만의 음악적 스타일을 찾고자 했다. 특히 새로이 둥지를 튼 소속사가 SG워너비 등 미디엄 템포 위주의 가수들이 대거 포진한 엠넷미디어이기 때문에 많은 팬들이 이번 옥주현의 앨범에 대해 우려하는 바도 컸다.

 “특별히 제가 소속사의 김광수 제작이사님께 ‘제가 어울리는 노래로 이사님의 능력을 발휘해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팬들도 걱정을 많이 했어요. 혹시 제가 소몰이 창법을 하거나 엠넷미디어의 스타일에 치중한 음악 스타일을 선보일지도 모른다는 걱정들이셨죠.”

 그러나 오랜 진통 끝에 탄생한 이번 앨범은 옥주현만의 스타일을 제대로 살린 음반이다. 옥주현 특유의 창법도 살리고 미디엄 템포가 아닌, R&B 발라드 위주의 곡들로 구성된 이번 앨범으로 옥주현은 첫 번째 앨범의 무거움과 두 번째 앨범의 가벼움 모두에서 벗어난 중도 성향을 보여준다. 특히 타이틀곡은 작곡가 조영수의 곡이지만 미디엄 템포가 아니다. 더구나 조영수가 직접 타이틀곡으로 선정해주길 요청한 곡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번 타이틀곡은 조영수씨가 지금까지 선보여왔던 음악 스타일과는 전혀 달라요. 재즈틱한 곡인데 원래 제가 알기로 조영수씨는 이번 타이틀곡과 비슷한 음악 스타일이 장기에요. 특히 이번에 곡에 대해 자신감과 만족감이 대단하신 것 같아요. 타이틀곡으로 선정해달라는 요청을 전혀 안 하는 분이 직접 김광수 이사님에게 타이틀곡으로 삼아달라는 말을 했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옥주현의 이번 앨범 활동은 그리 길게 이어지지 못할 듯 하다. 7월부터 뮤지컬 ‘시카고’ 공연에 다시 참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송 출연 역시 이번달에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9월부터 연습이 진행될 뮤지컬 ‘캣츠’에도 캐스팅이 확정된 상태. 뮤지컬은 연기를 통해 다른 이들의 삶을 살아보는 재미에다가 관객들의 반응을 무대에서 직접 볼 수 있어 좋다는 옥주현. 욕심 많고 꿈도 창대할 것 같지만 옥주현은 ‘내가 가능한 것만 꿈꾼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 말처럼 옥주현은 자신의 한계 안에서 능력을 키워왔고 그래서 더욱 더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제공=엠넷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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