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의 사주 오디세이]남자복 많은 이혼녀

얼마전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일년에 40만쌍이 결혼을 하고, 20만 쌍이 이혼을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사회적인 분위기 탓이라지만 동방예의지국의 도덕과 전통이 무너지는 듯하여 씁쓸하다. 철학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체념을 하고 마는 경우가 왕왕 있다.
“나는 왜 자꾸 이혼해야 되나요?” 30대 중반의 부인이 사무실을 찾아와서 사주를 내밀면서 다짜고짜 하소연을 했다. 사주를 보니 기가 막히고 그녀의 푸념이 이해가 됐다.
그녀의 사주는 온통 남자로 뒤덮여 있었다. 관살 혼잡 사주라 당연히 팔자가 세어야 했지만 다행한 것은 남자가 모두 귀인이었다. 즉 귀인으로 둘러싸여 있는 형국이었다.
“이번에 이혼하면 네 번째로군요.” 그녀는 깜짝 놀라더니 눈을 동그랗게 떴다.
“사실은 그것 때문에 왔어요. 도대체 나는 왜 자꾸 이혼하게 되는 거죠? 정말 이젠 좀 조용히 살고 싶어요.” 나는 빙긋 웃어주었다. “사주에 온통 남자뿐이니 끊임없이 남자가 붙는 거예요. 그것도 본인보다 잘난 남자만 붙네요. 사주가 이래서 미인으로 태어난 거니까 복으로 아세요. 잘 생긴 남자들이 주위에 들끓고, 연애만 하면 삼각관계가 되는데다가, 연하의 남자도 상당하네요. 이러니 이혼하지 않고 어떻게 배기겠어요? 앞으로 두 번 더 결혼하고, 마지막에 결혼한 사람과 끝까지 가겠어요.”
두 번 더 결혼한다는 소리에 그녀는 입을 딱 벌렸다. 그녀는 속상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아요?”
“팔자가 그런 걸 뭘 어떡해요. 좋은 남자들과 만났으니 이혼하면서 받을 건 다 받았잖아요. 그래서 지금도 일하지 않고 편하게 살고 계시잖아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지만…그래도…” 뭔가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 그녀에게 쐐기를 박듯 일러주었다.
“그냥 그대로 편하게 사세요. 이 나이에 억지로 성격을 고치려고 하면 스트레스만 받아요. 다행히 복이 많아서 남자들과 만났다가 헤어지면 돈이 생기면 생겼지 손해 볼 일은 없어요. 헤어지게 되면 헤어지고, 살게 되면 그냥 그대로 사세요.” 남편은 영원한 남이라고들 한다. 실제로 역학에서는 부부를 전생의 원수라 한다. 서로의 소유물이 아닌 하나의 자연적 결합이다. 생각하면 아웅다웅 살아가는 것도 재미있는 세상살이가 아닐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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